​[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n번방 재발 방지법' 통과로 개인 SNS 사찰받는다?…'거짓'

전환욱 기자입력 : 2020-05-22 15:12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기업에 불법 영상물 관리 책임 부과 일반 공개된 블로그·카페 등 정보만 검열 대상…개인 SNS 제외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n번방 방지법'이 최근 국회에서 잇따라 의결됐다.

그런데 'n번방 방지법' 중 정보통신사업자에게 불법 성적 촬영물 유통 방지에 대한 책임을 부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둘러싼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 법이 개인 간 이뤄진 사적 대화까지 검열·감시 대상으로 삼는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해당 주장이 사실인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해당 조항을 살펴봤다.


① 'n번방 재발 방지법' 중 하나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어떤 법안인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불법 성적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을 네이버·카카오·구글 등 인터넷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불법 성적 촬영물 유포 방지 책임은 기존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만 부과돼 있었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영상 삭제를 요청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모니터링→삭제 요청→인터넷 기업 자체 모니터링→삭제 결정'의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

피해자가 삭제 요청을 하더라도 삭제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해당 영상물은 계속 유포돼 피해자에게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삭제 결정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불법 성적 촬영물에 대한 '1차적 유통 방지 책임'을 부과했기 때문에,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은 자체 모니터링을 거쳐 영상을 즉시 삭제해야 한다. 따라서 더욱 신속하게 불법 영상물 유통을 차단할 수 있게 되면서 피해자가 겪을 고통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지난 18일 오후 검찰로 송치되기 전 경북 안동시 안동경찰서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②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카카오톡 등 개인 SNS도 감시·검열 대상이 되나?

아니다. 개인 SNS는 검열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개인 간 대화는 임의로 들여다볼 수 없다. 불법 성적 촬영물에 대한 신고나 삭제 요청이 들어 왔을 때, 일반에 공개된 범위에 내에서만 검열이 가능하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 5항은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불법 성적 촬영물 등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삭제요청 등을 통해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법안은 삭제 대상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라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블로그, 카페, 오픈채팅방은 검열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개인 간 사적 대화를 주고받는 카카오톡 등의 사적 SNS는 검열 대상이 아니다.


③ 불법 성적 촬영물을 실수로 시청해도 처벌 대상이 된다?

처벌되지 않는다. 시청에 '고의성'이 없으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

이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 14조 4항과 관련된 내용으로 불법 성적 촬영물을 '시청'한 사람도 처벌한다는 것이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14조 4항은 '같은 법 14조 1항과 2항에 규정된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구매·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고 명시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실수로 시청한 것까지 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과잉 처벌'이라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불법 영상 촬영물 시청 행위에 '고의성'이 없으면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다.

14조 4항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고의범' 규정이다. 따라서 불법 성적 촬영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청했거나,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실수로 시청한 것이 입증된다면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불법 성적 촬영물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하거나, 시청 도중에 해당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계속해서 시청한 경우에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 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할 의무 등을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환욱 기자  sot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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