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정서 활활' 美상원, '중국기업 상장 폐지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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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5-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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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의 상장을 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미국 내 반중정서가 중국 기업들을 향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 루이지애나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반 홀른 메릴랜드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이날 상원의 초당적인 동의를 받으면서 가결됐다. 법안의 골자는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이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규명하도록 한 것이다.

만일 기업이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규명하지 못하거나, 이를 확인하기 위한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3년치 회계내역 감사를 거부할 경우 해당 기업은 미국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외국 기업들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지금까지 중국은 PCAOB의 회계감사를 거부해왔다.

케네디 의원은 "중국은 지배를 향해 활강하면서 길목마다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중국은 게임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중국을 콕 집어 지목했다.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한 뒤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법으로 제정된다. 블룸버그는 민주당 보좌관을 인용해 하원 지도부가 이 법안을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수년 동안 무역, 외교, 안보 등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던 미국과 중국은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로 휴전이 선언되는가 싶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책임론과 맞물리면서 갈등 전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중국 책임론을 전면에 내걸며 경제적 응징을 경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중국 책임론을 부인하는 누군가를 향해 '또라이, 얼간이'라는 막말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국 국무장관은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2기 출범을 축하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주장하는 중국은 대만을 하나의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반중정서는 중국 기업들로도 옮겨붙는 양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강도 규제를 발표했다. 또 백악관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인권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표적인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저축계정'(TSP)의 중국 기업 투자 계획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이 발각된 것은 미국 내 대중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을 3억1000만 달러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19일 나스닥으로부터 결국 상장 폐지를 통보받았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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