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든 성배' LG전자 MC사업본부장…전임 경영자 줄줄이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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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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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호 사장 이어 황정환 부사장 최근 퇴사

  • 신임 이연모, 새판짜기 전략 통할지 주목

LG전자의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장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본부장 출신 경영진 2명이 최근 잇따라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MC사업본부가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연모 신임 사업본부장(부사장)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통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황정환 LG전자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부사장)은 지난달 퇴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황 부사장의 경우 임기 만료기간인 3월 31일 이후 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의 거취는 개인의 신상이기 때문에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황정환 전 LG전자 부사장.[사진=LG전자 제공]

황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고속 승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7년 12월에는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던 MC사업본부장 자리에 올라 구원투수로서 전사적인 기대를 받았다.

그는 취임 당시 'ABCD' 전략을 강조했다. 설익은 신기술 대신 오디오(Audio)와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 등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 먼저라는 의미다. 비용 절감 전략 또한 제시했다. 단일 라인업에서 파생 모델을 만드는 플랫폼화, 공용 부품 비중을 높이는 모듈화를 통해 제품 개발 비용 절감 및 생산성을 향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18년 플래그십 스마트폰 'V40'과 'G7'을 선보였다. Q시리즈와 K시리즈 등 보급형 라인업을 세분화하기도 했다. 'G7 원', 'G7 피트' 등의 파생 모델을 내놓은 것도 황 부사장이 내놓은 전략의 일환이었다.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스마트폰 제품명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도 이때다.

그러나 황 부사장 역시 반등에 실패했다. MC사업본부는 2018년 연간 79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폭을 오히려 더 키웠다. 결국 황 부사장은 1년 만에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LG전자는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융복합사업개발부문을 해체했다.
 

조준호 전 LG인화원장(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전임 조준호 전 LG인화원장(사장) 또한 지난해 11월 그룹을 떠났다. 조 전 사장에게도 MC사업본부장직이 '독이 든 성배'로 작용했다. 조 전 사장은 한때 '그룹 2인자'로 불릴 정도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임원 중 1명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서도 최연소 부사장(만 43세), 최연소 사장(만 51세) 기록을 갈아치우고 2015년 1월 MC사업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조 전 사장이 재임 기간 내놓은 V시리즈와 G시리즈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면서 MC사업본부의 부진이 시작됐다. 결국 조 전 사장은 2017년 11월 인화원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좌천성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이후 LG전자는 권봉석 당시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장(사장)에게 MC사업본부를 맡겼다. 이례적으로 두 사업본부장직을 겸임하게 된 권 사장은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권 사장은 조성진 부회장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앞서 전임자들의 모습을 보아온 이연모 신임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부사장은 취임 이후 적자 탈출을 위한 새판 짜기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상반기 플래그십 제품인 'V60'의 국내 출시도 과감하게 건너뛰었다.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플래그십과 보급형 사이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스프린트 출신의 정수헌 부사장을 해외영업그룹장으로 영입하며 참모 진용도 새로 갖췄다.

이 부사장의 야심작인 'LG 벨벳'은 지난 15일 출시 이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로운 펫 네임을 붙이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호평도 이어지는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벨벳'[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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