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휩쓸렸지만....한국 경제 체력은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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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4-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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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도 국가신용등급은 유지

  • 세계 주요국 대비 영향 적어..."방역과 경기 부양책 콜라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우리나라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다만 다른 국가보다 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도 특징이다. 신속한 진단, 방역 체계 구축과 함께 확장적 재정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선 덕분이다. 이로 인해 국가신용등급도 하향 조정 없이 견조한 모습이다.

26일 국제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피치와 무디스는 각각 -1.2%, 0.1%로 예상했다. 
 

[자료= 각 신평사]

S&P는 우리나라가 1998년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영향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코멘트가 눈길을 끌었다. S&P는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지만, 견조한 신용지표 덕에 경기 침체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 경제 활동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최근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다. 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는 -3.9%로 예상했다. 한국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이탈리아(-8%)를 포함한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7.0%로 예측했다. 미국(-5.6%), 영국(-6.3%) 등의 역성장 폭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상당히 선방하는 셈이다.
 
무디스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로 제시했다. 주요 20개국(G20)의 성장률도 -0.5% 낮춰 잡았다. 독일(-3.0%), 일본(-2.4%), 미국(-2.0%) 등 선진 경제 10개국 중 한국과 호주(0.0%)를 제외한 8개국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국가신용등급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S&P는 최근 한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 단기 국가 신용등급을 ‘A-1+’로 유지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 역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영향을 적게 받아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하락과 국가부채 증가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한국은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보다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철저한 방역 덕분이다.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개발해 감염 여부를 빠르게 선별해 확산을 막았다. 역학 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 진료소 운영, 자가 격리·진단 애플리케이션(앱) 운영, 확진자·접촉자의 강력한 격리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이달 들어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회를 방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 제공]

경제적으로는 양호한 신용지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성욱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한국의 경기 부양책이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보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영향이 내년까지 지속하더라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꿀 만큼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도 경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50조원 규모의 간접 지원과 250조원 규모의 직접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적자 국채 발행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1.2%로, OECD 평균 국가부채 비율 110%에 비하면 재정 운용의 폭이 넓다.

이런 국제 신평사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과거의 학습 효과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국장은 "한국 정부가 적자 재정을 하거나, 부채 비율 악화를 전망하더라도 그만큼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까지 재정 건전성을 중시해 정책을 운용한 국가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린 것 같다"고 말했다.

피치도 "한국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평균 GDP의 1.3%에 해당하는 재정 흑자를 기록해 왔다"며 "누적된 재정 흑자를 활용해 재정 건전성 훼손 없이 상당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코로나19가 초기에 발생함에 따라 2분기까지 그 영향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겠지만, 4월 중순 이후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며 진정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마이너스 성장 폭이 줄어들고 2분기에는 소비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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