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지율도 의료시스템도 '와르르'…일본 코로나 위기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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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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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증하는 확산세, 韓 넘어서...'인력·경험·장비' 부족에 의료붕괴 우려↑

  • 아베 지지율, 10개국 꼴찌·민심 이탈 가속화...'정권 말기 양상' 비판도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리나라(1만661명·234명)를 넘어섰다. 사태는 점점 악화하고 있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책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일본 사회의 위기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선 의료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민심 이반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9일 자정(이하 현지시간)까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84명 늘어난 1만1145명, 사망자는 17명 늘어난 237명으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나흘째 하루 500명 이상씩 늘어났다.

일본 최대 확산지 도쿄도(2975명)는 누적 확진자 3000명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전날 NHK는 도쿄도의 확진 판정률 급등세를 두고 여전히 잠재 환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후생노동성 통계를 인용해 1월 15일~3월 14일 기간 10%이던 도쿄도 코로나19 감염 검사 양성 판정률이 이후 지난 16일까지 2주간은 56.1%를 기록해 5배 넘게 폭등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일본 평균 양성판정률은 6.2%에서 12.9%로 두배가량 늘었다. 이날까지 도쿄도에선 6814명, 일본 전체로는 8만1825명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18일 오후 12시(현지시간) 기준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자료=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인력·경험·장비' 부족 3박자...중환자 급증하면 의료붕괴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일본의 의료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전체 의료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나카무라 유스케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는 19일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의료체계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병원 내 감염을 막으려 감염 의심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으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사례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아베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과학적 분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초기 일본 정부는 검사 범위를 축소해 의료 붕괴를 억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검사를 받지 못한 경증자나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감염이 확산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의료 시설 및 인력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인공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 병상 수는 10만명당 5개 수준으로, △미국 35개 △독일 30개 △프랑스·이탈리아 12.5개 △스페인 10개와 비교해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만명당 19대 정도다.

지난 13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방역 소독에 필요한 알코올 소독액 공급이 모자라다는 각 지자체의 요구에 알코올 농도 70~83%인 주류의 대체 사용을 허용했다. 앞서 1일 일본집중치료의학회는 긴급성명을 통해 중환자 치료 경험과 장비를 다룰 줄 아는 의료진의 절대 부족 상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베 1강(强) 흔들" 정국 뒤흔드는 코로나19

이처럼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일본 정치권 지각변동도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지급 방침 변경과 비상사태 전국 확대 등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에 민심이 빠르게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아사히신문은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일제히 떨어졌다"며 "여당 내에서까지도 '정권 말기 양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은 "1강(强)으로 불리는 아베 총리의 정권 기반이 동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1~12일 실시한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부정 평가(64%)는 2주 전보다 25.1%p(포인트)나 증가했고, 내각 지지율(39%)은 2개월 만에 지지하지 않는다(44.3%)는 응답에 역전됐다.

19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주요 10개국 정상에 대한 순지지율(지지율-비지지율) 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3개월간 15%p나 빠진 -33%를 기록해 꼴찌를 차지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혼란을 초래한 것은 나 자신의 책임이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대국민 사과까지 한 상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사태 전국 확대와 현금지급 방침 변경을 발표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NN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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