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의 속사정] GS그룹(下) 4세 승계룰 “계열사 키워야 너희도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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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4-20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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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칼텍스-GS건설 영업이익 부진...삼양통상 꾸준한 성장세

  • 4세 승계 구도, 결국 계열사 실적이 좌우...지분 경쟁만 능사 아냐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허씨 오너일가 3세로서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대(代)를 이을 4세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사장 직함을 달고 GS그룹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선 4세를 특히 주목한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주인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이 최근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사들이며 승계 경쟁에 돌입한 것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경영 능력’이다. 관건은 결국 자신이 대표 직함을 달고 있는 회사의 실적에 달렸다는 말이다.

 

서울 역삼동 GS타워 입구 전경 [아주경제DB]


당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의 부담감이 가장 커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로 인해 정유업계 전반의 실적이 추락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실적도 수익면에서 크게 후퇴했다. GS칼텍스는 2019년 매출 33조26915억원, 영업이익 8797억원, 당기순이익 45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7%, 당기순이익은 35.7%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4년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져 업계 2위의 체면을 구겼다.

허윤홍 GS건설 사장도 2020년도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한 단계 승진하면서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다.

GS건설의 2019년 실적을 보면 매출 10조4160억 원, 영업이익 7660억원, 신규 수주 10조7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동기 누계 대비 각각 20.7%, 28.1%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GS건설의 영업이익 감소가 뼈아프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노렸지만 실패한 것. 허 사장으로선 올해 이를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 여기다 아버지 허창수 회장이 GS그룹 회장직에서 내려오고 GS건설 회장 책무에만 집중하는 데 따른 압박도 크다.

국내 주택시장 의존도가 커진 GS건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악재를 맞고 있다. 대신 해외사업 진출도 녹록지 않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해 중동지역 발주가 줄고 있고, 해외사업 리스크는 국내보다 훨씬 커 쉽사리 손을 뻗치기 어렵다.

이에 허윤홍 사장은 모듈과 베트남 신사업, 자회사 자이S&D를 통한 인공지능(AI) 사업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는 부족해 보인다.

 

(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사진=GS그룹 제공]



GS칼텍스를 벗어나 삼양통상으로 간 허준홍 사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매출 덩치 면에서는 GS칼텍스, GS건설에 비해 매우 부족하나 작은 둥지에서 실력을 쌓기엔 나쁘지 않은 곳이다.

나이키 OEM 업체로 잘 알려진 삼양통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921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대비 25.7% 늘어난 규모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허준홍 사장은 아버지허남각 삼양통상 회장보다 지분이 많은 최대주주다. 책임 경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의 삼양통상 지분은 22.05%이고 ㈜GS 지분 2.08%도 보유하고 있다.

GS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허씨 오너일가 4세들이 잇달아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승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결국 그룹 회장이 누가 되느냐의 성패는 계열사를 얼마나 잘 키워서 실적을 높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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