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부동산] 강남3구가 뿔났다...더불어민주당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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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4-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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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3구 총 8석 중 7석이 '통합당'…민주당 3석 →1석, 쪼그라들어

'강남 3구가 뿔났다.' 

21대 총선 결과를 놓고 보면 그렇다. 현 정부 들어 19개의 잇따른 고강도 규제 대책에 사실상 뭇매를 맞은 이 지역 주민들이 여권에 등을 돌렸다.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총 8개 선거구 중 3개를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이 두 개 의석을 보수 야당에 내줬다. 여권이 총 180개 의석을 차지, 압승을 거둔 총선 결과와는 반대 양상이다. 

16일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시민당은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경우 총 8개 선거구 가운데 7곳이 보수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품으로 돌아갔다. 

태구민(강남구갑), 박진(강남구을), 유경준(강남구병), 김웅(송파구갑), 배현진(송파구을), 윤희숙(서초구갑), 박성중(서초구을) 당선자가 모두 통합당 소속이다. 민주당 당선자는 송파구병 남인순 후보뿐이다. 

지난 20대 총선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강남 3구에서 강남구을(전현희), 송파구을(최재성), 송파구병(남인순) 등 총 3석을 차지했었다. 대표적인 부촌에서 진보 정당이 3석을 차지한 것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였다는 평가다.    

투표 결과에 따르면 송파구병에서 남인순 후보는 52.4%로, 김근식 통합당 후보(43.2%)를 따돌리고 의석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강남구을에서는 전현희 민주당 후보가 46.4% 득표해 50.9%의 박진 통합당 후보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송파구을에서도 최재성 민주당 후보가 46%를 얻어 50.4%의 배현진 통합당 후보에게 져서 연임에 실패했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은 정부가 12·16 대책과 2·20 대책 등 19개의 규제대책을 쏟아내며 강남3구 고가주택을 사실상 핀셋규제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진보 정당의 지지세력인 젊은 진보 성향 유권자의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실제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 등에서는 "강남 때리기에 못 살겠다" "표심으로 정권에 본때를 보여주자" 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통합당은 이 같은 민심을 비집고 들어가 표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통합당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40%에서 60%로 인상하고, 종부세 등의 기준인 고가주택 기준을 '시세 9억원 초과'에서 '공시지가 12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생애 최초 자가주택 구입자 및 실거주 목적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통합당 후보들의 공약엔 서울 도심과 1기 신도시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3기 신도시 건설정책의 전면 재검토도 포함됐다.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은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 억제 효과가 없고,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서울 도심 및 1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도 공약에 넣었다. 

정부가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강남권 부동산 시세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조사기준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은 한주간 0.18% 떨어져 지난해 3월 18일(-0.08%) 조사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값이 나란히 0.24% 내려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고 송파구(-0.18%)와 강동구(-0.02%)도 전주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와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20.4.16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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