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위험자산 증가 '촉각' 코로나19 영향 2분기에 본격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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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4-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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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분기 들어 건전성과 직결되는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불가피하고, 최악의 경우 은행 신용도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부서는 이달 말 잠정치로 공시되는 지난 1분기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험가중자산은 연체되거나 손실 가능성이 높은 대출채권에 가중치를 부여한 자산으로, 신용 및 시장·운용위험가중자산 등으로 구성된다. 자기자본에서 위험가중자산을 나눈 값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며,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면 BIS 비율 악화(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주요 은행의 설명을 종합하면, 1분기 위험가중자산은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시장리스크가 대폭 확대됐지만, 위험가중자산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신용리스크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커지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이 늘어나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의 이자부담이 경감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대출의 위험도가 상쇄될 것이라는 게 은행 측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 들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업대출이 전분기 대비 19조원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업의 신용대출 위험도 확대가 불가피한 탓이다. 특히 익스포저가 큰 자동차·항공·건설·해운 등 대기업 대출은 그간 우량채권으로 분류됐으나, 이들 업종에 대한 글로벌 수요 약화로 2분기 신용리스크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관계자는 "대기업의 한도대출 소진율이 증가하고 채권안정펀드 및 증시안정펀드가 이달부터 실행됨에 따라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에 주목하는 것은 BIS 비율 악화는 물론, 은행 신용도와도 연관돼 있어서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부산·대구·제주·경남 등 국내 4개 지방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도 이들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말 위험가중자산 총액은 94조5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조807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주요 6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증가율(5.1%)을 상회한다. BIS 비율도 지방은행은 최대 0.96% 포인트 떨어지며 하락률이 주요 은행 최대 낙폭(0.35% 포인트)의 2배 이상을 나타냈다.

한 주요 은행 관계자는 "신용도 하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단할 수 없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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