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에 코로나까지… 엎친데 덮친 中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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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4-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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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기업에 양로보험기금 납부 면제

  • 급속한 고령화에 연금수요 급증…'고갈 위기' 직면

  • 일부 지역선 부족분 재정으로 메워

  • '총부채 문제 악화' 우려 커져

중국의 연금이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인구 고령화로 지급할 연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동된 당국 부양책으로 연금 적자난은 더욱 심각해지면서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기업의 연금 기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내놓은 대책 탓에 연금 고갈 압박이 더 심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사회보장 규정에 따르면 양로보험기금(우리나라의 국민연금격)은 고용주가 직원 급여의 20%를 부담하고 직원 개인은 각자 급여의 8%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축적된다. 그런데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오는 6월까지 중소기업의 연금 기금 납부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대기업도 2월부터 4월까지 석달간 기금 납부액을 절반으로 줄여 주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이 가뜩이나 인구 고령화로 고갈하고 있는 양로보험기금의 재정난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노인 인구는 현재 약 2억5000만명에서 2030년에는 3억명, 2050년에는 4억60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오는 2028년부터 중국 양로보험기금 잔액이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35년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 예상한 이유다.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을 수령하는 노인은 급증하고 있지만, 출생률 저하 등으로 연금 납입금을 낼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 초래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1990년대에는 연금을 내는 5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했는데, 2018년 말 기준으로는 2.6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했다. 앞서 사회과학원은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40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 것으로 예고한 바 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2050년에는 연금 납부자 1명이 은퇴자 1명을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SCMP는 부연했다. 

둥덩신 우한대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당국의 이번 부양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사회보장금 납부를 면제하거나 줄이면 올해 재정 수입이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해 궁극적으로 재정적자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연금 재정이 바닥나 양로보험기금 지급액의 대부분을 예산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헤이룽장성이다. 지난해 560억 위안(약 9조6000억원)의 양로보험기금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2018년 기준 양로보험 재정적자를 기록한 지역은 전체 31개 성·시 중 4곳이었다.

연금 고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채라도 발행해서 연금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부채 축소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러한 결정은 상당히 큰 부담이다. 게다가 이미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20년만에 특별 국채까지 발행하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310%에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텅쉰재경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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