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한발 뺀 권순호 HDC현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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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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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에 재무구조 악화·시장불안 커져

  • 인수 포기설 일파만파···조건 변경 나설듯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사장)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권 사장은 이번 인수 작업을 사실상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권 사장은 앞서 여러 차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놓이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을 비롯해 정경구 대표이사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이끌었던 HDC현대산업개발 임원진은 이날 서울 용산 본사에서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앞서 기자와 만난 권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가 변함없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서 (인수와 관련해) 이야기한 것들이 문제가 돼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던 기존 행보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 내부 기류는 '인수'에서 '사실상 포기'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위험성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데다 시장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의 정제된 방향성을 내보내는 올해 신년사만 해도 회사의 인수 의지는 강력했다. 당시 권 사장은 "인수를 차질없이 마무리해 종합 금융부동산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룹의 외연 확장에 따라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호텔·리조트, 발전·에너지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방안을 주도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분위기는 같았다. 권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미래성장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며 "지난해 추진한 과감한 투자를 신속하게 안정화해 시장의 우려를 신뢰로 바꾸는 한 해가 되자"고 역설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HDC현대산업개발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가 인수 조건을 재검토하거나, 약 2500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매입을 멈춰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인 미래에셋대우의 자금 유동성마저 경색돼 아시아나항공 인수 컨소시엄에서 하차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일각에선 HDC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항공업 위기를 내세워 KDB산업은행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차입금 상환기일 연장 및 회사채 지급보증 등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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