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 “업체 아닌 항공업계 살릴 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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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4-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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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업계 붕괴 초읽기... 정부 구별없는 생존자금 긴급투입 절실

  • 이르면 2개월 뒤 줄파산... 84만명 실직 위기

  • 월 4000억 긴급투입... 최소한 생명유지 가능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이 생태계 붕괴에 직면한 항공업계에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생존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가는 항공업계가 회생 불가능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조 부회장을 비롯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보다 국내 붕괴가 더 빠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의 경제도발 등으로 이미 체력이 빠진 상태에서 이번에 ‘결정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5월 한계, 국내는 더 빠를 수 있어”
조 부회장은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내 한국항공협회 사무실에서 지난 3일 기자와 만나 “세계 최대 항공 컨설팅 전문기업 CAPA 등 글로벌 항공업계 대부분이 5월에 한계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체가 아닌 항공업계가 살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항공업계 지원책에 대해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2년 1월에 설립된 항공협회는 한국공항공사,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업계 간의 메신저이자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국내 항공업계의 국제선 여객은 평년보다 96%,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떨어져 사실상 셧다운 상태”라며 “여객기 374대 중 324대가 멈춰있는 상황으로 수입이 거의 없어 항공사들은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 항공업계는 개점휴업 상태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3∼6월 우리나라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는 최소 6조3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국내 항공사 지원 방안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두 차례 걸쳐 내놓은 국내 항공사 지원 방안은 △항공기 정류료 면제 △안전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유예 △운항중단 미사용한 운수권·이착륙허가배정시간(slot·슬롯) 회수하지 않음이 골자다. 하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코로나19가 언제 정점을 찍을지 모르겠다”며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항공업계는 전에 없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지원 없이는 전 세계 항공사 대부분이 5월말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최대 6개월, 빠르면 2~3개월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항공협회는 호소문을 통해 “84만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감면이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텅빈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사진=유대길 기자]

◆미국 등 기간산업 대규모 지원... 국내는 ‘찔끔’ 시점도 늦어
특히 세계 각국이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선 것과도 비교하며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경쟁국이 항공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조처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총 580억 달러(약 74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대출 지원을 결정했고, 독일은 국적기(루프트한자) 금융지원을 무한대로 설정했다.

또 프랑스가 450억 유로(약 60조5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싱가포르가 133억 달러(16조4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대만·독일·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대다수 국가가 자국의 항공산업이 파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국내 항공업계의 지난해 매출 등 전체적인 실적을 고려해봤을 때 월 최소 4000억원을 지원해야 최소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며 “하지만 3000억원을 두고도 고민하는 지금 근본적인 대책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관계 기업의 지원도 잊지 않아야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 부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자금과 일자리 보전”이라며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중소업체로 금융권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확대가 필요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 경제에서 항공산업의 기여도는 약 476억 달러(약 60조원)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점유하고 있다.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상근부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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