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사장이 여는 'KT 준법‧윤리 경영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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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입력 2020-04-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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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계 외부인사 추가 영입 움직임도...신사업 법적검토·투명성 확보 '두 마리 토끼'

구현모 사장이 이끄는 KT가 준법경영 시대를 열었다.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상설화하고 법조계 인사를 영입해 글로벌 기준으로 준법 경영체계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과거 정치적 외풍과 위법 논란으로 흔들렸던 KT의 위상과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통신 융복합 환경에 걸맞은 경영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준법감시조직 확대에 나섰다. 올해 1월 KT는 비상설 조직이었던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상설화해 준법통제 기능을 강화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최근 법조계 인사 영입을 발빠르게 추진 중이다. 지난 3일 KT는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최고준법감시책임자(컴플라이언스위원장)로 영입하고 안상돈 전 서울북부지검장을 법무실장으로 임명했다. 향후 KT는 경찰 출신 등 법조계 외부인사를 추가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기존 법무실과 윤리경영실 조직이 통합된 구조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준법경영과 윤리원칙을 조직 전체에 전도하는, 단순 법률자문 중심의 기존 법무 조직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외부 인력을 영입한 이유도 준법 조직의 독립성과 감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KT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KT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만든 또 다른 이유는 신사업 진출에 대한 법적 걸림돌을 검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최근 KT는 금융과 유통, 부동산, 보안 등 다양한 사업분야와의 융합을 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신산업 진출에는 정부당국과 소통하고 규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게 필수다. SK텔레콤이 6일 신사업 분야 법률자문 책임을 맡을 법무2그룹 그룹장에 정재헌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업계가 법률인력 영입에 나서는 이유는 해당 업계 플레이어와 갈등을 피하면서도 제도 위반 여지가 없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라며 "신사업 분야 진출 시 법률 검토는 필수"라고 말했다.

KT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앞세워 '준법'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투명성 확보에 있다. 최근 준법경영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재 구현모 사장은 황창규 전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KT 이외에 삼성과 롯데, 한화 등 사법 리스크를 겪은 기업 집단이 줄지어 준법기구를 출범시켜 준법경영 기반을 만든 이유다.

KT 안팎에서 구 사장에게 기대감이 큰 이유는 12년 만의 첫 내부인사 출신 수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34년간 KT에 몸담아온 구 사장이 KT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구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구현모 사장은 준법·윤리경영을 시작으로 취임사에서 밝힌 투명한 KT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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