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보위전]코로나19 종식 선언 '마지막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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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3-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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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회·개학 앞두고 방역 강화 조바심

  • 항공봉쇄, 하루 입국자 1000명 안팎

  • "2차 감염·무증상 감염 간과 말아야"

[사진=신화통신]


지난 28일 쉬허젠(徐和建) 베이징시 선전부 부부장은 "전염병의 역외 유입 상황이 심각해 임무가 막중해졌다"며 "절대 경각심을 늦추거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방역 업무가 약화해서는 안 된다"며 "더 엄격해지고 세밀·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

후베이성에 대한 이동 제한이 풀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각지에서 실시된 통제 조치가 잇따라 완화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중국 국적자라도 국제선 항공편으로는 직접 베이징에 들어갈 수 없고, 운항 편수도 급감했다. 외국인은 아예 입국이 금지됐다.

코로나19의 역외 유입과 그에 따른 2차 감염 우려가 제기된 지역이 베이징만은 아닌데 방역 수위가 유난히 높다.

수도로서의 상징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베이징에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고,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고, 식당이 다시 손님으로 북적여야 중국 사회도 비로소 정상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베이징의 신규 확진자 발생을 완전히 차단해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선언하고자 하는 결의와 조바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늘길 봉쇄 효과 거둘까

30일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명으로 역외 유입 사례였다.

역외 유입 누적 확진자는 161명으로 늘었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3주 넘게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23일 전 둥청구에서 보고된 게 마지막이다.

방역의 초점이 자연스럽게 역외 유입 방지로 전환된 이유다.

지난 23일부터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톈진과 스자좡 등 인근 12개 도시에 우선 착륙해 검역 과정을 거쳐야 베이징에 진입할 수 있다.

28일부터는 외국인 입국이 금지됐고, 29일부터는 각 항공사별로 중국 내 1개 도시에 한해 주 1회 운항만 허용된다. 한국에서 베이징을 오가는 노선은 중국국제항공의 인천~베이징 노선만 남았다.

중국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운항 제한 조치로 매주 국제선 운항은 130편 안팎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매일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승객도 2만50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이징은 국제선 노선 운항이 가장 많은 도시"라며 "입국자가 하루 1000명 안팎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에서는 베이징의 강력한 방역 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거나 거둘 것이라는 낙관론이 높다.

실제 베이징으로 향하는 국제선 항공편을 주변 도시에 분산 착륙시키는 조치가 시행된 지난 23일 32명에 달했던 역외 유입 확진자는 이후 24일 5명, 25일 6명, 26일 4명, 27일 3명, 28일 4명, 29일 1명 등으로 감소세가 확연하다.

해당 조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항공편 운항 축소와 외국인 입국 금지가 더해지고 신규 확진자가 계속 한 자릿수로 유지된다면 방역 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2차·무증상 감염 우려가 변수

다만 하늘길 봉쇄가 베이징 내 코로나19의 종식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베이징에서는 중국식 표현으로 '역외 유입 관련 병례'가 보고된 바 있다.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류(劉)모씨가 영국에서 귀국한 이웃에 의해 2차 감염된 게 확인됐다.

류씨는 우한 등 코로나19 발생지역을 다녀오지 않았지만 이웃과 함께 사용하던 주거지 계단을 통해 전염됐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최대 14일 정도로 상정하면 2차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중국 곳곳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지난 28일 허난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59세 여성 왕(王)모씨는 무증상 감염자인 친구와 함께 성묘를 갔다가 전염됐다.

중국 보건 당국은 겉으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통계에서 제외해 왔지만 이들과 밀접 접촉하면 유증상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본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 26일 "더 깊숙이 파고들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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