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텔레그램 '박사방' 보기만 해도 처벌... '아청법' 적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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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3-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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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자동저장' 기능있어 '음란물 소지죄' 적용 가능 판단

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을 보기만 한 단순 시청자도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텔레그램 메신저의 기본 설정상 파일이 자동으로 다운로드되므로 미성년자 성착취물(법률상 명칭은 '음란물')을 본 시청자에게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음란물 소지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경찰은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실제로 텔레그램을 이용한 검증작업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면서 성 착취물을 본 박사방 유료회원들도 반드시 검거해 처벌하겠다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한계도 지적된다. 아청법 적용 대상이 아닌 성착취물을 온라인에서 단순히 보기만 한 경우 그 행위 자체로는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돈을 내고 박사방 중 유료대화방에 입장한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아청법 적용 대상이 아닌 성착취물을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시청했을 뿐 따로 저장·관리하지 않았다면 '소지' 혐의 적용 자체가 안 된다.

또 박사방 시청자가 텔레그렘 메시지 기본 설정을 변경해 파일이 자동으로 단말기에 다운로드되지 않았다면, 아청법 적용 대상 성착취물 영상을 시청했더라도 음란물 소지죄를 적용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올린 사람은 입건했으나 단순히 본 사람은 입건하지 않았다"면서도 "텔레그램 특성과 기존 판례 등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에서도 경찰 주장과 마찬가지로 박사방 등의 유료회원은 물론 이른바 '맛보기 방'에 참여한 무료 이용자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있는 동영상은 시청하면 자동 다운로드되고 최종적으로 캐시 폴더에 저장된다"며 "시청과 동시에 불법촬영물을 소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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