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에 엇갈린 운명... 매출 1000억원 넘은 카카오모빌리티, 사람 내보내는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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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3-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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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수 카카오 의장, 매출 1000억원 달성한 카카오모빌리티에 '황금 라이언' 동상 수여.. 모빌리티 업계 1위 굳혀

  • 타다는 인력 감축에 이어 보조금 폐지... 사업 정리 수순

국내 양대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타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으로부터 황금 라이언 동상을 수여받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로 인해 인력을 감축하는 등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으로부터 황금 라이언 동상을 수여받았다. 라이언은 카카오의 캐릭터 산업을 견인하며 '라전무'라는 호칭을 받을 정도로 카카오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김 의장이 수여한 황금 라이언 동상에는 매출 1000억원 돌파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2017년 167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했다는 증거다.
 

매출 1000억원 돌파 기념 카카오모빌리티에 전달된 '황금 라이언'상.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형 택시 플랫폼인 카카오T블루와 기업용 택시인 카카오T 포 비즈니스의 호조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카카오T블루는 서울, 성남, 대구, 대전 등에서 총 2700여대의 택시를 운행하며 성업 중이다. 카카오T 포 비즈니스는 고객 숫자가 2년 만에 10배 늘어났다. 이용하는 기업도 4000여곳에 달한다.

반면 타다는 다음달 10일 주력 서비스인 기포카(기사 포함 렌터카)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후 인력 감축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인 VCNC는 파견 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한 직원 20여명 중 6명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개정안 통과로 유예기간인 1년6개월 뒤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불가능해진다. 이에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관련 사업 정리 수순을 밟는 것으로 풀이된다.

VCNC 관계자는 "기존 고용 인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권고사직을 요구하게 됐다"며 "타 부서로 돌려 고용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VCNC는 개정안 통과 이후 입사 예정이던 신규사원의 합격도 취소한 바 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개정안으로 타다가 시한부 서비스가 된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이 타다에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며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타다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택시 플랫폼을 제도권으로 포옹하는 개정안이 공포되면 양사의 경영 상황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플랫폼중개사업(카카오T)뿐만 아니라 플랫폼운송사업(카카오T 택시)까지 합법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플랫폼운송사업을 위한 택시면허를 확보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약 800억원의 비용을 들여 택시면허와 택시법인을 사들였다. 현재 서울에서만 900여개의 택시면허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 베이직이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11인승 승합차 택시인 카카오T 벤티도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업계에서는 타다 서비스가 중단되면 11인승 승합차 운송에 익숙해진 타다 이용자들이 벤티로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100여대 수준인 벤티를 700~800대로 늘리고 서비스 지역도 서울, 인천,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타다는 택시 플랫폼 사업 모델인 타다 프리미엄의 지속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당초 타다 프리미엄에 고급택시를 공급하는 덕왕운수는 기아자동차 신형 K7을 운행할 타다 프리미엄 기사 33명을 채용하는 공지를 냈지만, 이내 삭제했다. 택시 1대당 5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던 구입 보조금도 철회했다. 이를 두고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에 비해 사업 규모가 떨어지는 타다 프리미엄과 타다 에어(공항 이동)만으로 150여명에 달하는 VCNC 인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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