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中, 한국인 강제 격리 지속…"추운 방에서 도시락 먹고 쪽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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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2-2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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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이하이, 이틀째 한국발 입국자 격리해

  • 한국인 49명 격리 중, 난방·식사 등 열악

  • "발열자 때문" vs "역유입 방지" 엇갈려

지난 25일 웨이하이 경찰과 공항 관계자들이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 장소로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웨이하이 교민 제공]


산둥성 웨이하이를 비롯한 일부 지방정부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강제 격리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

격리 조치를 당한 교민들은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호텔 객실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열악환 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웨이하이 보건·공안 당국은 전날 한국발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전원을 지정된 장소에 격리한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조치를 유지했다.

이날 오전 제주항공편과 오후 중국 동방항공편 탑승객 300여명을 웨이하이 시내 호텔로 옮겨 격리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30명이 포함됐다.

전날 먼저 격리된 19명을 더하면 웨이하이에서 강제 격리를 당한 한국인은 49명에 이른다.

격리 조치에 나선 배경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산둥성 정부는 발열 증세를 보인 승객이 있어 탑승객 전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다고 설명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산둥성 정부로부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우리 측도 현지 당국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바이러스 역유입을 막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국 국무원은 전염병 확산 위험을 3등급으로 구분해 저위험 등급에 포함된 지역의 경우 경제 활동의 전면 재개를 허용키로 했다.

웨이하이는 13일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조만간 청정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생산 재개와 교통 통제 해제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 방역 강화에 나섰다. 한국발 입국자 격리 조치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웨이하이한인회 관계자는 "웨이하이 정부 관계자로부터 발열자 발생과 별개로 당분간 한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 탑승객에 대한 격리를 지속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웨이하이뿐 아니라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에는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장쑤성 난징에 도착한 한국인 65명이 시내 호텔로 이송돼 격리되기도 했다.

산둥성에서도 칭다오와 옌타이 등이 관련 조치 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민 포함 한국인들이 격리된 호텔 내 환경 역시 열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출장 수요가 감소해 문을 닫다시피했던 호텔에 급하게 수용한 탓에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객실 내 온도가 상당히 낮다.

웨이하이에서 격리 중인 한 교민은 "난방이 안 돼 추운 방에서 쪽잠을 잤다"며 "식자재가 부족한 때문인지 호텔에서 제공하는 도시락도 부실하다"고 토로했다.

현지 한인회 측은 교민들이 갈아입을 옷과 다양한 생필품 등을 급히 마련해 호텔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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