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IF] 진짜 가족용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고가 구성원 동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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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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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관적 인포테인먼트·카시트 장착도 편리

  • 묵직한 주행감... 오프로드·물웅덩이도 거뜬

디자인, 가격, 크기 등 각양각색의 자동차. 그만큼 타는 이의 취향에 따라 같은 자동차라도 호불호가 분명하다. 자동차 회사가 강조하는 타깃층으로 빙의해 '시승기 IF'를 쓰려는 이유다. 가뜩이나 주관적인 시승기가 더욱 치우쳐질 가능성이 있지만, 해당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편집자주>

연봉 5500만원을 받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외벌이 가장이다. 올해로 4살이 된 외동딸만 키우다 지난해 6월 아들이 하나 더 생겨 자동차를 바꿔야 할 명분이 생겼다. 총각 때부터 타고 다니던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투싼’이 너무 노후됐고 네 식구가 타기에는 비좁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니 ‘아내님’이 허락해 주셨다.

지인들은 대다수가 기아차의 미니밴 ‘카니발’을 추천했다. 가족용으로는 ‘가성비’가 좋다는 의견이었다. 실제 3000만~4000만원 수준에다 되팔 때도 수요가 꾸준해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사람이 합리성만 따질 수 있을까. 사회 초년생 시절 욕심냈던 수입차에 눈이 갔다. 그때와는 달리 소득도 높아졌으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사진=재규어랜드로버 제공]

◆다목적성·실용성에 기품까지
마침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서 가족용을 강조한 준중형 SUV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지난 6일 출시됐다. 5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모델이다. 도심 주행과 레저 목적을 모두 충족하는 다목적성, 실용성이 특장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다만 이날 강원 홍천의 샤인데일리조트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 시승식에서 만난 신차는 단순히 다목적성과 실용성만으로 설명하기 부족했다. 전면부에 큼지막하게 새겨놓은 'DISCOVERY'라는 이름을 중심으로 뿜어져 나오는 기품부터가 그랬다. 양 측면에 깊게 새겨진 선은 준중형차이지만 무게감이 느껴지게 했다. 양각과 음각을 조화롭게 표현한 후면은 디스커버리만의 특징인 단순미가 도드라졌다.

내부는 가족용이라는 말에 딱 맞게 식구를 데리고 탔을 경우의 상황이 저절로 그려졌다. 평소 조수석에서 안전운전을 도왔던 아내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터치 프로2’를 통해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을 대신 조작해줄 것이다. 다행히 전자제품을 다루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배치돼 있었다. 고화질의 12.3인치형 디스플레이의 시원한 화면에 터치도 잘됐다.

엄마를 제치고 조수석에 타길 좋아하는 딸을 위한 카시트도 장착하기 간편하도록 돼 있었다. 2열은 말할 것도 없었다. 또한 2열의 경우 앞뒤로 160㎜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 트렁크 공간은 897ℓ에 달했으며, 2열을 조절하면 최대 1794ℓ까지 확장됐다. 유아용품이나 캠핑용품을 늘 싣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아주 유용해 보였다.

여기에 '클리어 사이트 룸미러'는 백미였다. 간단한 조작으로 룸미러를 통해 후방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바로 뒤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사람까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트렁크의 캠핑용품 등으로 제대로 후방을 확인할 수 없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했다.
 

[사진=재규어랜드로버 제공]

◆1m 수로도 일반도로처럼··· 오프로드서 ‘진가 발휘’
도로 위에서는 더 매력적이었다. 이날 시승은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각각 이뤄졌다. 먼저 온로드는 샤인데일리조트에서 인근 모곡레저타운까지 왕복 70㎞ 구간에서 D180SE 모델로 진행됐다.

온로드에서는 랜드로버 특유의 묵직함이 인상적이었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m에서 나오는 힘에서 오는 안정감이다. 연비는 12.5㎞/ℓ 나왔는데 공인 복합연비(11.4㎞/ℓ)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자동차보다 정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SUV치고는 훌륭했다. 아이가 자다 깨지 않을 정도는 됐다.

경사로, 진흙, 수로 등 각종 험로 구간에서는 신차의 진가가 발휘됐다. 특히 600㎜ 높이까지 물을 채워놓은 수로 구간도 일반도로처럼 매끄럽게 지나갔다. 물이 출렁거려 사실상 1m 수준까지 올라오는 상태였으니 놀랍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그래도 아이들과 이런 길을 체험할 날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뉴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가족용 SUV에 대한 눈높이를 한층 높여줬다. 지갑만 두둑하다면 당장 계산하고 끌고 오고 싶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D150S 트림(등급) 6230만원, D180 트림 6640만원, D180SE 트림 7270만원, P250SE 트림 6980만원이다.

가장 싼 트림을 금리 연 1.99%, 36개월 할부로 한다고 해도 선수금 30% 기준, 월 납입금이 120만원대다. 등록비 등을 빼고 순수 자동차 가격만이다. 대출이자 등 한달 고정비용이 150만원이 넘는데 아내가 허락해줄지는 미지수다.
 

[사진=재규어랜드로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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