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부동산특사경 띄우니 단톡방엔 이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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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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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몰라" 래미안=에버랜드·전매제한=유통기한 등 은어 성행

  • 국토부 "조사단계…데이터 쌓여야 시장교란 정의 명확해 질 듯"

“래미안=에버랜드, 전매제한=유통기한, 투자자=외국인, 맛집=아파트...”

시장교란 행위 근절을 위한 부동산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이 뜨자 부동산 관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단톡방(단체카톡방)엔 신속히 대응지침이 돌면서 방 이름과 사용하는 단어들이 일제히 은어로 바뀌고 있다. 특사경은 세부적인 사례들이 수집되는 대로 조사와 수사 등을 거쳐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25일 본지 취재결과, 지난 24일부터 부동산 특사경 활동이 시작되자 카카오톡 단톡방에선 일제히 이 같은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다수 부동산 단톡방에 올라온 대응지침 현황. 래미앙은 래미안의 오기로 추정됨.[사진 = 휴대폰 캡쳐]


정부가 집값 담합 등 시장교란 행위를 적극 단속키로 한 데 따른 조처다. ‘부동산 스터디’ 방은 ‘맛동산 스터디’로 바뀌었고, ‘부동산 투자정보‘는 ’골동품 정보‘로 변신했다.

이 외에도 ‘xx구 부동산 정보방‘은 ’xx구 생활정보 나눔방‘ 또는 ’xx구 생활 및 인테리어 정보‘, ’xx구 맛집 이야기‘로 변경됐다.

단톡방 명칭 변경은 지난 24일 오전에 ’부동산 특사경‘ 활동이 시작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이뤄지는 중이다.

한 단톡방에서는 전체 공지로 “시세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는 건 금지”라며 “단톡방 검열이 있으니 담합으로 벌금이 갈 수도 있다. 특정 부동산 언급을 추천하면 강제 퇴장 조치된다”고 사실상 대응지침을 올렸다.

또 다른 방에서 한 사용자는 관리자에게 자신의 글을 모두 가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참여자가 1000명 이상인 이들 방에서는 "OO역이 완공되면 OO(단지 이름)과 OO의 가격이 급상승할 것"이라거나 "OO지역에서는 OO이 저평가됐다"는 등 시세 관련 이야기가 주로 오간다.

심지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공식 발표하기 전 언론사에 사전 배포하는 자료와 정확한 브리핑 일정까지 공유할 만큼의 정보력을 갖춘 방도 있다.

특사경이 활동에 들어간 직후 이 같은 대화는 대부분 은어로 대체됐다.  GS건설의 '자이'를 '지에스칼텍스'로, 삼성물산 래미안은 에버랜드로, 포스코건설 더샵은 #, 한화건설의 포레나는 '빨래나' 등으로 치환하는 식이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푸르뎅뎅',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은 'E편한치과', 쌍용건설의 쌍용플래티넘은 '쌍화차', SK건설의 SK뷰는 '와이번스'로 부른다. 

국토부는 충분히 조사한 후에 사안에 따라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한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장은 “현재는 모니터링 단계”라며 “어떤 식의 불법행위가 있는지 충분히 조사해 봐야 하고, 시장교란 행위를 정의하기 위한 데이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반장은 “사안에 따라서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일 수 있고, 표시광고법 또는 부동산실거래신고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며 “불법 여부는 조사와 수사를 거친 후 사례가 쌓여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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