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몽] '전염병과 전쟁' 속 '응급외교' 가동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입력 : 2020-02-18 08:00
왕이, 뮌헨 안보회의서 "국제 협력공조" 강조…10여개국 릴레이 전화통화 추이톈카이, '코로나 음모론' 놓고 미국과 설전 화춘잉, '트위터 외교' ···사흘 만에 약 5만명 팔로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사태 속 중국 외교관들이 분주하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전염병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다가, 일부 국가에서 중국인 입국을 불허하는 등의 강경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떨어지면서다. 

장구이훙(張貴洪) 푸단대 유엔 국제기구 연구중심 주임은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을 통해 "코로나19로 중국 외교가 도전에 직면했다"며 "(외교관들이) 중국의 코로나19 전염병 방역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와 이해를 얻고, 협력과 공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주간은 “중국이 ‘응급외교’로 전염병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표현했다.

◆ 왕이, 뮌헨 안보회의서 "코로나19 대응 협력" 강조

실제로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3~15일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각국 공조를 강조했다.  

왕 위원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바티칸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영국),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잇달아 만나 코로나19 대응과 공조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15일 뮌헨 안보회의 기조 연설에서도 코로나19로 서두를 열었다. 왕 위원은 “전염병 발발 이래 중국 인민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굳건한 지도 아래 함께 힘을 모아 전염병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취한 가장 전면적이고, 가장 엄격하고, 가장 철저한 방역조치가 차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은 전염병을 이겨낼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중국의 외교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왕 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남에서 시진핑 주석의 일본·한국 방문을 예정대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시 주석의 4월 일본 방문과 상반기 중 한국 방문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우려에 답한 것이다.

왕 위원은 앞서 2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파키스탄, 인도, 뉴질랜드, 러시아, 말레이시아, 터키, 독일, 수단,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탄자니아, 시리아, 인도네시아, 프랑스, 세르비아 등 각국 외교 장차관급 인사와 릴레이 전화통화를 갖고 중국의 코로나 대응 노력과 공조를 구했다. 아주주간은 이같은 릴레이 전화통화는 "중국 외교사상 전례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추이톈카이, '코로나 음모론' 놓고 미국과 설전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미국이 '음모론'을 제기하며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를 비난한 데 대해서도 중국은 적극 반박하고 있다.

특히 대미 외교 최전선에 있는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대사의 역할이 크다. 추이 대사는 지난 13일 미국 공영방송 NPR '모닝에디션'에 출연해 유명 진행자 스티브 인스킵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선 코로나19로 중국 체제 도전 직면, "리원량(코로나19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괴담 유포 혐의로 당국의 처분을 받고 결국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중국 의사) 사망을 계기로 드러난 중국의 언론 통제, 코로나19 확진자 수 은폐 의혹, 중국 정부에 대한 민심 요동 등과 관련한 진행자의 민감한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추이 대사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중국뿐만 아니라 어느 국가 체제에도 거대한 도전"이라고 답하는가 하면, 리원량에 대해선 "좋은 의사고, 훌륭한 당원이었다. 비통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리원량은 의사로서 직분을 다했고, 직업적인 본능으로 전염병을 직감했지만,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라 모두들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도 대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정부가 민심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질문엔 "중국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있다. 중국 정부라고 하나로 뭉뚱그려 말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로 중국 정부 전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추이 대사는 앞서 미국의 한 대중 강경파 의원이 코로나19의 중국 생화학 무기 연구 연관성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미친 소리'라고 반박한 바 있다. 추이 대사는 9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생화학 의혹을 제기한 것은) 매우 해롭다. 의심과 루머를 일으키고 퍼뜨리는 건 아주 위험하다"며 "이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동 노력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오른쪽)가 미국 공영방송 NPR '모닝에디션'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 화춘잉, '트위터 외교' ···사흘만에 약 5만명 팔로워

중국 외교관의 '트위터 외교'도 이어지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4일 외교부 대변인으로는 최초로 트위터를 개설한 게 대표적이다. 

사실 트위터는 중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중국의 외교관들이 자국에 대한 비판에 보다 직접적이고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트위터를 외교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화 대변인은 사흘 만에 무려 18개 트윗을 올렸다. 16일까지 팔로워 수만 4만7000명이 넘는다. 

화 대변인은 14일 첫 번째 올린 트윗에 "영원한 겨울은 없다. 봄날은 틀림없이 뒤따라 온다."(No winter lasts forever, every spring is sure to follow)"는 글과 함께 십여송이 노란 매화 위에 흰눈이 덮여있는 사진을 올렸다. 코로나19 전염병 공포를 이겨낼 것이란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지난 3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을 활용한 온라인으로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의 온라인 정례 브리핑은 사상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3일 오후 3시부터 약 65분간 이어진 온라인 정례브리핑에서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 국내외 언론 20여개 질문에 대답했다. 대부분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문이었다. 
 

[사진=화춘잉 트위터]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