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회복길] 앞이 캄캄한 동대문 “매출 90% 떨어져…정부 지원 실효성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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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2-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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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 코로나19 진정 국면은 먼 일

  • 중국서 의류 떼와도 사갈 사람도 없어

  • 동대문상인연합회장 "긴급 수혈 급선무"

코로나19 공포의 직격탄을 맞은 'K패션 심장' 동대문패션시장은 앞이 캄캄하다. 사흘 연속 새로운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되지 않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동대문패션시장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 황문식 평화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손님이 여전히 없다. 매출이 90% 이상 떨어졌다"면서 "밤새 손님이 바글바글했는데 현재 70m 이상 뚫려 있는 복도에는 불만 켜 있을 뿐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동대문은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만큼 아직 회복세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이 15일만 더 지속되면 줄폐점이 잇따를 것"이라면서 "물건이 팔려야 돈이 생기고 밀린 대금과 공과금을 지불하는데 지금은 다 빚으로 급하게 꿔서 막는 실정이다. 상인들의 돈줄이 말랐다"고 토로했다.

한산한 동대문패션타운 거리. [사진=서민지 기자]

특히, 원단 및 의류 도매상들의 걱정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해 오던 싼 원단을 구하지 못해 옷을 만들기 어렵고, 만들어도 사갈 중국 관광객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춘제(春際·중국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0일부터 중국의 대다수 생산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동대문 상인들은 원단 및 의류 공장은 예외라고 입을 모았다. 봉제 공장의 경우 중국 항저우에서도 낙후된 시골에 공장이 주로 있기 때문에 생산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동대문 의류 도매업 관계자 A씨는 "중국에서 가동됐다는 건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대기업 기준이지 봉제 공장은 생산부터 통관, 물류, 배송까지 문제가 많이 된다"면서 "4월이면 여름 장사를 해야하는데 여름이 돼서야 (원단 및 부자재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어렵게 원자재를 수급해 온다고 하더라도 사갈 사람이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또 다른 의류 도매상 B씨도 "겨울 장사는 하지도 못했고 봄 물건은 들어오지도 않는다"면서 "국내 공장에서 돌리면 원가가 안 맞는다. 어렵게 준비를 해놓는들 장사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때문에 가게를 내놓는 상인들도 부쩍 많아졌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1300억원, 소상공인에 1200억원 등 총 2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에게 경영안정자금 200억원(소진공), 특별보증 1000억원(지역신보)을 공급하고, 경영안정자금 금리를 2%에서 1.75%로 인하하는 내용의 코로나19 대응지원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동대문패션시장에는 2만5000여개 업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종사자수는 18만명이다.
황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피해를 최소화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 당장 힘든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죽기 직전이라 긴급 수혈이 필요한데 지자체에서 지원이 내려오기까지 너무 더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 등 금융혜택도 상인들이 막상 가보면 벽이 너무 높아서 못받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특구 지정을 하든 해서 오래 장사한 사람들에게 속히 실질적인 손길이 닿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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