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가 주장한 백도어, 범죄 수사 위한 합법·표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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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2-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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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보도 정면 반박... "법적 감청, 규제 당국과 이통사의 권한"

화웨이가 전 세계 휴대전화 네트워크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사를 비판한 미국 정부에 “범죄 수사를 위해 의무적, 합법적으로 설치하는 시스템이며, 글로벌 표준에 따른 합법적인 감청 인터페이스”라고 반박했다.

화웨이는 13일 성명을 통해 “미국 관료들이 언급한 백도어는 범죄 수사를 위해 시스템에 내장된 의무적·합법적 행위를 지칭하는, 소위 말하는 ‘법적 감청’에 불과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법적 감청은 통신장비사가 아닌 이동통신사들의 소관이다. 미국 정부는 통신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이러한 사실을 악용함으로써 비기술 전문가의 이해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미국 정부의 관료를 인용해 “화웨이가 은밀하게 전 세계 휴대전화 네트워크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10년째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가진 통신사는 전 세계 화웨이가 유일하다”고 보도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화웨이는 “우리의 역할은 여타 모든 장비공급사와 마찬가지로 3GPP·ETSI 표준에 따른 합법적인 감청 인터페이스를 공급하는 것뿐”이라며 “통신장비 공급사로서의 관련 의무는 3G용 표준인 3GPP의 ‘TS 33.107’ 표준과 5G용 표준 ‘TS 33.128’ 등 업계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다. 법적 감청에 대해서 우리의 의무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적 감청 인터페이스의 실질적인 관리와 사용은 오직 이동통신사와 규제 당국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감청 인터페이스는 언제나 운영자 측의 보호를 전제로 하며, 해당 국가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직원이 운영하게 된다”며 “운영자들은 이러한 인터페이스 작동·유지에 관해 매우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감청 장비를 절대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오히려 최근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암호장비 회사를 통해 수십 년간 다른 국가의 기밀을 수집해왔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미국의 주장은 사이버 보안에 있어 수용 가능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연막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문제를 걸고넘어져 화웨이에 오명을 씌우는 데 혈안이 된 데에 대해 매우 분개한다”며 “만약 미국이 화웨이에 관한 어떠한 위반 사실을 발견한다면, 루머를 퍼뜨리는 방식이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 세계 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은 그동안 중국 대표 스마트폰,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통신장비에 정보를 감청할 수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이 탑재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화웨이 제재망'에 균열이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의 이번 결정으로 독일과 프랑스, 노르웨이, 포르투갈을 포함한 주요 유럽 국가에 공급될 가능성이 커졌다.
 

화웨이 로고[사진=바이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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