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는 데 돈 안 쓴다"...요즘엔 독서보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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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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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온라인 서적 구매액 3.5% 증가...23개 항목 중 두번째로 낮아

  • "일 때문에 시간 없고, 스마트폰 이용하느라 책 읽지 않는다"

  • 출판업계, 도서정가제 폐지 요구....정부, 폐지 대신 개선으로 가닥

책보다는 유튜브다.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 공통적인 현상이다. 온라인 콘텐츠 시대가 본격화한 후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 '독서 절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일 통계청의 2019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서적 구매 거래액은 1조8845억원이다. 거래액은 1년 전에 비해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조사 항목 23개 중 문화 및 레저서비스(1.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전 항목 평균 증가율인 18.3%를 한참 하회한다.

온라인에서 서적 거래액은 2017년 1조6819억원, 2018년 1조8211억원에 이어 지난해도 늘었지만 증가율은 둔화했다. 2018년 8.3%에서 지난해 3.5%로 절반 이상 줄었다.

돈을 주고 서점에서 책을 사는 사람이 줄었다는 얘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문체부가 가장 최근 발표한 '국민독서실태'를 보면 2017년 성인 독서율은 59.9%로 2년 전보다 5.4%포인트 줄었다. 성인 10명 중 4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셈이다. 이는 정부가 1994년 독서 실태 조사를 시행한 이후 사상 최처치다. 월평균 책 구매 지출액 역시 2012년 처음으로 2만원 아래(1만9026원)로 떨어지더니 2017년에는 1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꾸준히 독서가 주는 것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확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궁금한 정보를 찾아봤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에서든 스마트폰에 관련 단어만 넣으면 바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이 살다 보니 책을 읽을 엄두를 못 내는 경우도 있다. 문체부가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32.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19.6%),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15.7%)가 뒤를 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현석동에 사는 김혁(31) 씨는 "집이 좁아서 책을 보관할 장소가 없을뿐더러 집 계약이 끝날 때마다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그래서 돈도 아낄 겸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판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줄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일정 수준 꾸준하게 매출을 유지하는 곳은 대부분 학습지나 문제지를 다룬다"며 "소설이나 수필 등으로는 업을 유지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출판시장 전체 규모가 정체된 가운데 출판사와 온·오프 서점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최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전자책 시장도 생겼다. 한 번에 구입하거나 다운로드받아 보는 이북(e-book)뿐 아니라, 3~5분 정도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나눠서 판매하는 웹소설도 인기다.

최근 출판업계가 도서정가제 폐지를 요구하는 이유다. 2003년 2월 도입된 도서정가제는 과도한 책값 인하 경쟁을 막기 위해 서점들이 출판사가 정한 도서 가격대로 팔도록 정부가 강제하는 제도다. 가격 할인은 15%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출판업계는 다양한 상품 중 도서에만 유일하게 정가제를 적용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서정가제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3년마다 재검토하는데 올해 11월 일몰된다. 업계는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개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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