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규제 부메랑…수원·용인 아파트값 뜀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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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20-02-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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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 1~3위 수원시 독차지

  • 용인 아파트값도 고공행진…단기간 수요 몰려 '거품' 우려

[사진=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과 용인 아파트값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비규제지역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분석되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아 '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첫째주(3일 기준) 수원 권선구는 1.23% 오르며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수원 팔달구(0.96%), 수원 영통구(0.95%), 용인 수지구(0.71%), 용인 기흥구(0.50%)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도는 상황에서 수원과 용인 집값에 훈풍이 부는 이유는 이 지역이 상대적으로 규제의 '안전지대'이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분당·과천·광명 등을 피해 이들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원의 경우 팔달구를 제외한 권선·영통구는 비조정 지역으로 9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을 축소한 12·16대책의 규제를 비켜갔다. 특히 영통은 조정대상지역인 수원 팔달과 용인 기흥 사이에 끼어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60%로 제한되는 반면 비조정 지역은 70%까지 적용된다. 그렇다보니 대출이 집값의 40%밖에 안 나오는 서울 등 투기지역에 비해 적은 자본으로 집을 매매할 수 있는 셈이다.

각종 개발 호재도 집값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수원지역의 숙원이었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수원 광교~호매실)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수인선(인천~수원) 개통 등의 교통 호재가 있다. 용인에는 지하철 3호선 수서 차량기지 이전 및 3호선 연장,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개발 호재가 적지 않다.

수원 권선구는 지난달 15일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선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이후 집값이 수직 상승 중이다.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의 경우 지난 3일 6억7700만원에 실거래돼 3주 만에 1억원이 뛰었다. 현재는 호가는 9억원에 달해 지난해 말에 비하면 3억원이 올랐다.

권선구 호매실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6억원에 매매됐던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짜리가 지금은 8억~9억원에 나와있다"며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선 예타 통과 소식에 상대적으로 규제도 덜해 집주인들이 가격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팔달구 화서역 인근도 예외는 아니다. 화서동 화서블루밍푸른숲 전용 84㎡는 지난 3일 5억800만원에 손바뀜돼 첫 5억원을 넘겼으며 현재 호가는 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용인 수지구 또한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가 1월 초 11억72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는 호가가 13억원을 넘겼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 8억50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뛴 가격이다. 광교 권역인 상현동 광교상록자이 전용 84㎡는 1월 28일 10억원 거래 후 호가는 12억원에 나와 있을 정도다.

수지구 풍덕천동 이편한세상수지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9억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재 호가는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성복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을 시작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던 집값 상승세가 용인으로 옮겨와 '갭 메우기'(시세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원과 용인 지역에 집값이 단기간 대폭 상승한 여파로 집값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단기간에 시세 급등은 '거품'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리 리서치본부장은 "지나치게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에선 질적으로 좋지는 않다"면서 "과거 용인 지역의 경우 부동산 버블로 시 전체 아파트 매도 호가가 3억원 이상 급격히 하락한 경우가 있다. 현 시점에서 아파트를 매수하는 건 '상투'를 잡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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