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불씨' 화웨이 멍완저우 美인도 재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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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1-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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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측 "사기혐의 허울일 뿐...美송환돼선 안돼"

  • 中외무부 "멍완저우 부회장 빨리 중국으로 보내라"

  • 화웨이 둘러싸고 미·중 '신경전' 예고...갈등 재점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지를 판단하는 재판이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이 최근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무역전쟁 '휴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인 멍완저우 부회장의 거취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멍 부회장이 이날 오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할 재판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멍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전격 체포된 지 1년여 만에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2018년 12월 1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요청에 의해 캐나다 경찰이 밴쿠버 현지 공항에서 체포됐다. 

멍 부회장 사건은 이달부터 11월까지 총 네 번 진행될 예정이다. 첫 심리이자 이달 심리는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멍완저우 변호사들은 이날 재판에서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의 인도 요구가 캐나다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변호사들은 "멍 부회장에 대해 제기된 사기 혐의는 허울일 뿐"이라며 그가 미국으로 송환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멍 부회장을 미국에 송환하는 것은 이중범죄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중범죄 규칙은 캐나다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야 하는지를 규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법을 위반했더라도 멍 부회장에 대해 제기된 범죄 혐의가 캐나다에서 범죄가 아니면 멍 부회장은 석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HSBC 은행을 속이고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 거래를 하도록 했다며 그에 대해 금융사기 혐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멍 부회장 변호인인 리처드 펙은 이날 "캐나다 법무장관이 멍 부회장에 대한 인도 절차 개시를 승인한 지난해 2월을 기준으로 이중범죄 규칙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당시 캐나다가 이란 제재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HSBC의 거래는 캐나다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캐나다 법무부 측은 멍 부회장이 HSBC의 은행 직원을 속인 시점은 캐나다가 이란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 2013년 8월이라고 반박했다.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법원에 출석하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멍 부회장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화웨이와 중국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심리가 시작되자 화웨이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절차에 자신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우리는 멍 부회장의 결백을 입증할 캐나다의 사법제도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나서서 멍 부회장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멍 부회장의 체포는 심각한 정치적 사건"이라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캐나다 측이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심각하게 다루고 잘못을 바로잡아 멍완저우가 중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화웨이 사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중국 측을 압박하는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쓰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해 달라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멍 부회장이 미국에 소환되면 미·중 양국 관계가 악화하고 중국이 캐나다에 보복 조치를 취하는 등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3개국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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