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이란 갈등] 빈사 상태 이란 경제 …트럼프 추가제재 견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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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1-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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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경제성장률 -9.6% 물가상승률 30%대 고전

  • 전문가 "이미 고강도 제재…추가제재 효과 적을 것"

  • 고위관료ㆍ원유운송 관련 아시아 기업들 타깃될 수도

  • "EU의 향방이 이란 경제 운명에 큰 영향 미칠 것"

이란이 미국과의 전면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십수 발을 발사한 대가로 추가 경제제재를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에는 무력 충돌보다 경제제재가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에 이어 2019년 연이어 대폭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이란의 경제성장률을 -9.6%로 추산한다. 여기에 30%대에 달하는 살인적 물가상승률, 화폐가치 급락 등으로 이란 경제는 이미 '빈사 상태'에 놓여있다.

◇ "금융부터 원유까지 이미 촘촘한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전날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과 관련해 군사적 보복 대신 "강력한 경제 제재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 제재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미 현재 제재의 수준도 매우 높기 때문에 추가 제재의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2018년부터 JCPOA 이전 단계로 제재가 촘촘하게 복원됐다. 여기에는 제3국 기업까지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 제재가 포함돼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20일,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CBI)과 이란 국가개발펀드(NDF)를 테러지원집단(SDT: Specially Designated Terrorist)으로 지정하면서 인도적 물품까지도 이란과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2019년 10월 31일 미국은 이란 건설 분야를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고 전략물자와 건설 관련 소프트웨어까지 제재에 나섰다.

앞서 지난 2018년 8월 6일 이후 1차 제재 복원을 통해 이란 정부의 미국 달러 구매 및 취득 제한함과 동시에 이란 금 또는 귀금속 교역 제재했고, 이란 흑연, 금속(알루미늄, 강철, 석탄 등)에 대한 직간접 판매 및 공급 제재를 가했다.

이란 리알화(Rial) 거래 및 이란 외 이란 리알화 사용, 자금 유지와 거래 행위도 제재하면서 이란 국공채 구매, 청약 및 발행 등과 관련 일체 행위 제재를 가하면서 금융 봉쇄도 했다.

또 자동차 부분 제재를 가하고 이란산 카페트 및 식료품 수입 면허 및 관련 금융거래 인가, 항공기 및 관련 부품 거래(수출입) 인가 취소를 비롯해 JCPOA에 따라 허가받은 인가를 모두 취소했다.

이후 2018년 11월 4일 이후 2차 제재 복원에서는 이란 항만, 해운 및 조선 관련 분야, 이란의 돈줄인 원유 관련, 이란과의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 수출입 거래, 이란 중앙은행(CBI)과 외국 금융기관 간 거래, 이란 중앙은행 및 이란 금융기관으로 금융정보 제공, 보험 및 재보험 서비스 제공, 이란 에너지 부문 등을 제재 대상에 다시 포함됐다.

◇"이란 고위급·원유운송업체들 타깃될 수도"···EU의 향방에 주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미국이 이란에 제재를 더 할 경우 "이란 공직자들에 대한 추가적 제재와 이란산 원유 운반을 담당하고 있는 동아시아 기업" 등이 대상이 될 수가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유령 회사를 운영하면서 핵무기와 관련해 이란을 돕고 있는 이들 및 이란 소비재 기업들도 미국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이란핵협정에 관여했으며, 전직 미국 국무부의 재제 전문가 출신이자 지금은 컬럼비아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는 리처드 네퓨(Richard Nephew)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 제재가 가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상황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EU의 입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015년 당시 미국과 EU는 제재 리스트와 핵 협상에 있어서 협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뒤 EU와 미국의 정치적 행보는 갈렸기 때문이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8일 이란의 이번 보복 공격에 대해 "대화의 여지를 주기 위해 무기 사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란의 최근 공격과는 별도로 이란이 최근 JCPOA 탈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핵합의가 좌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하메네이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놓고 "미국의 뺨을 때렸다"고 말하자 청중들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고 외신은 전했다.[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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