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 첫 파업에 사장 사표···60일 넘어가면 공급 차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서우 기자
입력 2019-12-29 13: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주도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사진=제주개발공사 제공]


국내 생수 업계 1위 ‘제주 삼다수’가 파업으로 공급 중단 위기를 맞았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노동조합(노조)은 30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삼다수 생산공장 앞에서 출정식을 하고, 집회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과 야근수당 등을 놓고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27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삼다수 공장은 현재 가동을 멈췄다.

제주개발공사가 비축하고 있는 물량은 11만2000여t(톤)이다. 유통사인 광동제약도 이 가운데 절반을 확보하고 있어 육지 공급에도 당장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용량별 재고량을 보면 1.5ℓ 제품은 65일, 2ℓ는 72일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파업이 두 달을 넘어가면 ‘삼다수 품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다수 공장에서는 LG생활건강과 합작으로 혼합음료 ‘휘오제주’도 생산하고 있다. 하루 평균 50~60t 생산하는 감귤 농축액(과채주스) 제품 생산도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번 파업이 후발주자에게 점유율을 뺏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동절기는 생수시장에서 비(非) 성수기에 속하지만, 과거와 달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체재가 많기 때문이다.

삼다수는 2015년까지만 해도 50% 이상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다. 최근 2~3년 들어 10% 이상 점유율이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삼다수가 39.8%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12.3%, 농심 백산수 8.4%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기존 브랜드(NB)에 비해 100원 이상 저렴한 유통채널 자체 브랜드(PB) 생수가 치고 올라오는 것도 위협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한달 이상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점유율이 역대 최저인 34.8%까지 떨어졌다.

당시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30대 노동자가 기계장치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노조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노조는 성과장려금 지급과 공장 24시간 가동에 따른 야간근로수당 확대 등 근로자 처우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경수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사상 첫 파업과 삼다수 생산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7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제주개발공사는 후임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