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 경제 위협할 10대 리스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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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20-01-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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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대선, 미국발 무역전쟁 확전,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

지난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2018년 말부터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됐지만, 세계 경제는 침체 위기를 극복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돋보이는 성적으로 2010년대를 마무리했다.

2020년 새해 전망은 지난해 시작점보다 낙관적이지만 만만치 않은 리스크(위험) 요인들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월가의 주요 기관투자가와 외신들이 지목한 새해 세계 경제의 위협변수를 10개로 정리해 짚어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1. 미국 대선

미국이 오는 11월 3일 대선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민주당 후보로 누가 맞설지가 관건이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미 탄핵위기에 처한 그가 실제로 새 임기를 맞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선을 통해 본격화할 양자 대결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승리한 2016년 대선은 '선거 결과는 끝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점친 이가 얼마나 될까.

2. 브렉시트

영국은 오는 1월 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EU와 미래관계 협상을 위한 전환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환기간은 당초 2년까지 연장할 수 있었지만,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압승한 보리스 존슨 총리가 EU 탈퇴협정법안(WAB)을 개정해 연장 여지를 제거했다. 새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우려가 큰 이유다. 브렉시트는 '하나의 유럽'이 붕괴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3. 미·중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가까스로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지었다. 연초에는 공식 서명식이 뒤따를 전망이다. 미·중 갈등이 한풀 꺾인 셈이지만,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단계 합의 내용이 실효성보다 상징성이 짙은 데다, 미·중 갈등이 세계 양강(G2)의 패권다툼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무역전쟁의 전선이 넓어질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정조준한 유럽의 디지털세 공세에 맞서 자동차 폭탄관세로 EU를 위협해왔다.

4. 경기불안

경기불안 우려도 만만치 않다. CNN은 무역전쟁, 미국 대선과 함께 올해 주식시장을 위협할 최대 리스크로 경기불안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침체 우려가 잦아들긴 했지만, 미국 경제의 역대 최장기 확장세가 어느 시점에서는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에 3.1%에서 2, 3분기에는 각각 2%, 2.1%로 떨어졌다. 올해는 더 낮아질 전망이라고 CNN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당초 전망치보다는 낮춰 잡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5. 국제 메커니즘 붕괴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해 말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대법원' 격인 상소기구가 재판관(위원) 공석 사태를 맞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불공정한 WTO에서 탈퇴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채 재판관 지명에 제동을 걸었다. 1948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이어 1995년 출범한 WTO는 세계 최고 무역법원으로 다자간 자유무역질서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WTO의 붕괴 위기는 국제협력으로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브레튼우즈 체제의 위기를 뜻한다. '브레튼우즈 쌍둥이(IMF·세계은행)'도 흔들리고 있긴 마찬가지다.

6. 부채폭탄

지속불가능한 부채를 둘러싼 우려도 상당하다. IMF는 지난해 10월에 낸 반기 국제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저금리 기조가 전 세계로 번지는 동안 기업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2008~2009년 '대침체' 충격의 절반 수준인 성장둔화만 닥쳐도 주요 경제권 비금융 기업들이 갚지 못할 부채가 19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경제권 전체 비금융 기업 채무의 40%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지난해 역내 채권시장 디폴트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7. 불평등

지난해 전 세계가 시위 물결에 휩싸였다. 홍콩, 칠레, 에콰도르, 프랑스, 아이티, 이라크, 카자흐스탄, 레바논, 볼리비아, 파키스탄, 러시아, 카탈루냐(스페인) 등 지역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다양한 규모와 양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일련의 시위는 결국 경제적 불평등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 대선에서 부유세를 비롯한 세제 논쟁이 한창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세계 곳곳에서 포퓰리즘 정당들이 세를 불리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8. 북한·이란 리스크

북한, 이란과 관련한 동북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맞닿아 있는 문제로 최악의 경우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할 리스크다. 올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하는 트럼프가 긴 안목에서 유연성을 보일지, 단호한 공세로 임할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며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9. 기후변화

지구촌에서는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영국 옥스퍼드사전이 꼽은 2019년 '올해의 단어'가 '기후비상(climate emergency)'이었을 정도다. 기후변화를 궁극적으로 막기 위해 시급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을 뜻한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지난해 말 열린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의무 이행을 위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미국은 2021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검증의 근거가 될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10. 주택시장 붕괴

도이체방크는 새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협할 20대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주택시장 붕괴 가능성을 들었다. 특히 호주, 캐나다, 스웨덴 주택시장의 붕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시위에 따른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홍콩과 일본형 버블(거품) 조짐을 보이는 중국 부동산시장도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 속에 대표적인 실물자산인 부동산시장이 무너지면 세계 경제의 하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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