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르포] 1조각에 붓질만 75번···교촌치킨 정구관 ‘맛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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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12-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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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립 28주년 맞아 경기 오산에 교육·R&D 전문센터 개관

  •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 “혁신적 창의공간, 제2의 도약할 것”

경기도 오산 원동 교촌에프앤비 정구관 1층 홍보관에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각 나라에서 수집한 닭 모양 예술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서우 기자]


“지금 들으면 다 할 수 있을 것 같죠? 집에 가서 던져두면 소용없다.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코팅해서 벽에 붙여 놓고 될 때까지 봐라.”

16일 경기도 오산 원동 교촌에프앤비(F&B) 교육·연구개발(R&D)센터 ‘정구관’을 찾았다. 1층 교육실에서 예비 교촌치킨 사장님 20여명이 단단히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교육 담당자의 말에 따라 자신들 앞에 놓인 금색 종이에 쓴 문구를 읽고 주문을 외듯 되새겼다. 종이에는 굵은 사인펜으로 월매출 목표 또는 ‘잘 나가는 사장님이 되면 하고 싶은 일’ 등이 두세 가지씩 적혀 있었다.

교촌 가맹점 사장들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백수클럽’ 가입이다. 백수클럽은 하루 100마리 이상 치킨을 판매하는 매장을 뜻한다.

이달 기준 교촌치킨 국내 매장 1132개 가운데 절반인 약 500여개가 백수클럽 가입기준을 충족했다. 200수, 300수 등 ‘노는 물’이 다른 매장 수도 두 자릿수가 됐다.

이를 위해선 가맹점주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래야 다달이 월매출에 묶인 몸이 아닌 사업가로 거듭날 수 있고, 가맹본부와도 윈윈(win-win)한다는 것이다.

교육실이 위치한 이곳 정구관 역시 소비자, 가맹점과 함께 나아가자는 교촌의 철학을 담고 있다. 정구관의 ‘정(鼎)’은 밥을 짓고 함께 나눈다는 의미다.

올해 창립 28주년인 교촌에프앤비는 정구관을 통해 외식업의 기본인 QSC(품질·서비스·위생)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브랜드의 품질과 서비스, 위생에 대한 등급은 가맹본부뿐만 아니라 가맹점주와의 시너지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오산 원동 교촌에프앤비 정구관 교육·연구개발센터 정구관 조리교육실에서 예비 가맹점주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이서우 기자]
 

실제로 3층 조리교육장에서는 각 지점별 예비 사장님들이 손목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2번 튀겨서 기름기를 쏙 빼 작아진 치킨 조각을 붙들고, 한 개에 무려 75번이나 붓으로 양념을 칠해야 한단다. “75번 다 셌어?”라고 속닥이는 부부 점주의 대화에서 한 가닥 남은 의구심마저 사라졌다.

실습하고 나면 교육 담당자가 시식을 통해 양념 바르기 숙련도를 평가한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한결같은 맛을 위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R층으로 올라가자 교촌에프앤비 홍보 담당자가 “미스터리 신제품 개발 중일 수도 있으니 잠깐만 기다려 달라”며 황급히 뛰어갔다. 정구관 1~3층에는 가맹점주 교육을 통한 각 매장 현장 품질 강화를 위한 시설이 집중됐다면, R층은 그야말로 전략본부다. 제품개발실과 유통사업본부 등이 위치해 있었다.

이날도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각종 소스의 신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즉석에서 옆방의 내부 관계자들과 시식회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구관은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구상했지만, 개관식에는 현재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만 참석했다. 이제까지와 다른 앞으로 교촌에프앤비의 역사는 소진세 회장이 만들어나간다는 의미다.

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정구관은 교촌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혁신적 창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곳을 통한 품질과 서비스 역량 강화가 교촌의 제2 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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