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反무슬림 시민권법'에 부글부글…시위 격화에 군대 동원

박기람 기자입력 : 2019-12-12 17:06
印정부 "인접국 소수민족에 시민권 기회 제공" 옹호
인도 정부가 '반(反)무슬림법'이라고 비판받는 시민권법 개정안 도입을 강행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격렬한 시위가 촉발됐다. '종교 차별' 논란은 점점 확산되면서 인도 사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연방하원은 전날 종교 박해를 피해 인도에 온 소수 집단에게 시민권을 주는 내용의 시민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시민권 부여 대상에서 무슬림은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야당은 물론 무슬림, 동북부 국경지대 주민 등 소수집단이 시위를 일으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이 같은 종교 차별적 법안을 내놓으면서 무슬림들의 분노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위는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아삼주 북동부 전역에서 일어났다. 시위대는 통금 시간을 무시하고 자동차와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안티 모디' 구호를 외쳤다. 아삼주에는 200만명이 넘는 무슬림 이민자가 시민권을 얻지 못한 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가 격화되자 인도 정부는 수천 명의 병력을 아삼주 지역에 배치시키며 사태 진압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열정을 자극해 법질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명목으로 이날 오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아삼시 10개 구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앞서 인도 상원은 10일 '시민권법 개정안'을 찬성 125표, 반대 105표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전날엔 하원에서 311표의 찬성표를 얻으며 반대표(80표)를 가뿐히 누르고 통과됐다. 집권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은 상·하원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개정안은 인도의 이웃 나라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 나라 출신 불법 이민자로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게 했다. 파키스탄 등 3개국은 모두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이다.

인도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이웃 국가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도망친 사람들에게 새 보금자리와 권리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 역시 트위터를 통해 "인도에 기념적인 날"리라며 "이 법안은 수년간 박해를 받아온 많은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국민회의(INC) 등 야당은 이 개정안이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한다는 세속주의 등 인도의 헌법 이념에 어긋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 법이 도입되면 이미 인도에 정착해 수십 년간 살아온 무슬림 불법 이민자들이 퇴출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슬림 사회 역시 이 개정안이 '종교 차별법', '인종 청소 도구'라고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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