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남3구역 입찰 3사, 도정법 외 형법·표시광고법도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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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19-11-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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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발항목 TV 포함 가전제품 제공·사업비 무이자 지원 등 22가지

  • 징역·벌금형·과징금·2년 입찰제한 등 처벌수위 높은 사안 다수

  • 서울시 지적 대안설계 문제에 국토부 언급 없어 혼선 일기도

서울시가 보낸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입찰 점검결과[사진=제보자]

검찰이 29일 수사에 나선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 비위와 관련,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합동 조사과정에서 현대건설·대림산업·대림산업 등 입찰 3개사의 형법과 표시광고법 위반사항도 적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에 통보된 국토부·서울시 특별점검 결과 협조요청 공문을 이날 각각 입수해 확인한 결과, 한남3구역 입찰 3사의 법령 위반 지적 및 수사요청 항목은 중복을 제외하고 총 22가지다. 

이 22가지 항목을 유형별로 보면 △공사비·이주비 등 사업비 무이자 지원 6건 △ 분양가 보장 3건 △ 특별 제공품목(TV 등 가전제품) 3건 △ 대안(혁신) 설계 3건 △ 임대후 분양 2건 △ 입주 전 조합원 분담금 유예, 컨시어즈(호텔 객실 서비스) 특화, 단지 내 공유경제 지원, 역 신설 타당성조사, 임대주택 제로 각 1건 등이다.

입수 문건에 나타난 업체는 국토부와 서울시·조합에 확인한 결과 A사는 현대건설이고, B사는 GS건설, C사는 대림산업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확인을 토대로 업체별 지적 건수를 보면 GS건설이 9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현대건설 7건, 대림산업 6건 등 순이다. 

입찰 3개사가 공통적으로 적발된 위반사항은 △사업비 무이자 지원 △ 분양가 보장 △특별품목(TV 등 가전제품) 제공 등이다.

임대 후 분양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안설계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제시했다가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설계의 경우 대림산업이 2개안을, GS건설이 1개안을 제안해 수사대상에 올랐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건설사들이 사업비를 무이자로 지원하거나 TV 등 가전제품을 제공하고 이주비 금융비용에 무이자 혜택을 주는 등의 내용을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봤다.

도정법에서는 입찰 계약 관련해서 금품 또는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 또는 약속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 사안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과 2년간 정비사업 입찰 제한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임대 후 분양이나 임대주택 제로화, 역 신설 타당성조사 비용 부담 등의 내용은 과도한 이사비 제공 및 불법 홍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형법 315조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분양가를 보장하거나 임대 후 분양한다는 등의 내용은 기만적이거나 거짓·과장의 요소가 있다고 봤다.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장 광고가 의심될 경우 사업자에 광고 중지와 과징금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과징금은 5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정된다.

다만 서울시와 국토부 공문이 서로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법리 해석상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남3구역 조합원은 “입찰 방식 변경에 대해서도 말이 달라서 혼선을 주더니 이번에는 특별점검 결과에 대해서도 법리 해석이 다른 것을 보면 신뢰하기가 어렵다”며 “정말로 위반인지 면밀히 검토해서 수사를 의뢰한 건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10월 초까지 입찰공고와 현장설명회 입찰까지 모두 국토부와 서울시 점검을 통과했다”며 “이제까지 다 확인해 놓고 입찰공고부터 다시 가라는 것은 직무유기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그들조차 혁신안인지 아닌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대안설계 위반 소지의 경우 서울시 지침을 위반했기 때문에 국토부 공문에 포함되지 않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총회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조합원들 모습.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사 선정기준'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원안 설계비의 10%를 초과해 대안설계를 제시할 수 없다.

하지만 대표적인 대안설계인 한강조망 가구 수의 경우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5800가구와 2566가구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설계 1038가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커뮤니티 시설 증설이나 동 간 거리를 넓히기 위해 동 수를 197개에서 97개로 축소하고 한강 전망대를 만들겠다는 약속 등이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사는 설계하고 시공사는 시공하면 되는데, 조합원들 표를 받자고 혁신설계라는 이름으로 현혹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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