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이원화가 노사 설 곳 없애...객관적 기준 지표 필요"

최지현 기자입력 : 2019-11-17 14:24
한국노동硏 "노사 자율성 제한...전문가위원 9명이 사실상 결정" "개편 대신 기준 지표 도입해 예측 가능성·객관성 높여야"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위원회 이원화 방안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오히려 노사의 역할을 줄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오상봉 연구위원은 '노동리뷰 11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 “구간설정위원회 신설로 공익위원 역할은 없어지면서 노사 자율성은 제한될 것”이라며 "노사가 최저임금 범위 결정에 어떤 의견도 제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올해 초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구간설정위)와 '결정위원회'(결정위)로 이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 인상 범위를 설정하면 노사가 참여한 결정위가 그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러한 정부안을 반영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오 연구위원은 "(결정위에 참가한) 노사는 (구간설정위가 설정한) 범위의 중간값 근처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구간설정위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안은 선진국에서 거의 이용하지 않는 제도"라며 "위원회 구조는 그대로 두되 기준지표를 선정하고 이를 최저임금 논의 기준점으로 삼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명목 임금 인상률과 물가 상승률 등을 중심으로 기준 지표를 설정하고, 노동자 생계비, 기업의 임금 지급 능력, 노동시장 상황 등 노사 양측에 각자 유리한 일부 지표를 더해 협상한다면 최저임금 결정 과정의 객관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이 충분한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다. 지난 8월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2.9%로 결정했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논란을 초래했다.

이와 함께 개편안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사회보장급여 현황,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가했지만, 지표의 중요도를 설정하지 않아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연구위원은 "(개편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매해 다른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설정된 심의구간 안에서 의견을 내야 하는 결정위 소속 노사와 공익위원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최저임금 심의 기간을 매년 봄에서 가을로 옮길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행 방식대로 최저임금 심의를 봄에 하면 직전 연도 통계를 참고 자료로 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월 발표된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자료=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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