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늘어도 노동자 고용·소득 줄지 않는다"

원승일 기자입력 : 2019-11-13 15:51
KDI "기업 전체 부가가치 늘어 결국 노동소득 증가" 개인 PC 보급된 1990년대도 노동소득분배율 줄었다가 2000년 이후 점차 상승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지식자본이 늘어도 노동자 고용과 소득이 줄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들 신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그간의 우려와는 달라 주목된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의 추이 및 변화 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AI·사물인터넷(IoT) 등에 투자해 지식자본이 늘어나면 궁극적으로 노동소득과 고용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에 투입된 소프트웨어가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전체 부가가치를 높여 고용을 늘리고, 노동소득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이란 법인이 창출한 부가가치에서 노동자가 벌어들인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자본과 노동 투입에 따른 노동자 소득과 분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오지윤·엄상민 KDI 연구위원은 1987∼2018년 외부감사대상 비금융법인 35만7524개를 분석했다.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은 개인용 컴퓨터 시대인 1990년대에 완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00년 이후에는 등락을 반복하며 점차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2000년대 들어 지식기반 기술의 발달로 기업 전체 부가가치를 높여 고용과 노동 소득도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법인의 노동소득분배율 추이[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구체적으로 유형자본인 기계류가 1% 늘어나면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은 0.13% 포인트 상승하지만, 소프트웨어가 1% 늘어나면 분배율은 0.01% 포인트 하락했다.

예컨대 기업이 기계 한 대를 도입하면 기계를 조작할 직원을 고용하게 되고, 노동 소득도 오르게 된다. AI를 쓰면 인공지능이 직원의 일을 대신해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지만, 기업 전체적으로 볼 때 고용과 노동소득이 줄어드는 비중은 작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식자본 비중은 약 0.6%에서 약 1.8%까지 늘어났는데, 이 기간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은 1.3% 포인트 하락했다. 이후 2017년까지 지식자본 비중이 1.5%까지 떨어지자, 법인 노동소득분배율은 0.1%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또 지식자본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노동소득의 절대적 크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식자본은 생산성을 높여 경제 전체의 소득을 끌어올린다. 이 때문에 노동소득의 절대적 크기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노동소득이 증가하는 속도가 자본소득보다 느리기에 배분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노동소득도 오르고 고용도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지윤 연구위원도 "지식자본 증가에 대응해 노동 비율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생산성 향상의 잠재적 효과가 충분히 발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자본소득과 노동소득 간 격차는 사후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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