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향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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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기자
입력 2019-11-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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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진 SK증권 감사위원장


노희진 SK증권 감사위원장

최근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검찰의 수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은 기업 경영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들이 겹쳐 우려가 커진다.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기업은 어떠한 자세로 경영에 임하여야 할까.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 초기에 부족한 자원을 전략적으로 필요한 산업에 집중적으로 할당하는 정책을 취함으로써 관련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혜로 크게 성장한 기업들에 대해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측면도 있다.

현재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과 기업 평가시스템을 살펴보자. A기업과 B기업은 동일한 이익을 내지만 A기업은 사회적 약자의 고용을 통해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B기업은 환경오염을 발생시켜 사회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할 경우 A기업과 B기업은 어떻게 평가를 받을까.

회계자료에 근거한 기업평가 시스템에서는 기업이 산출한 이익에 기초해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자들이 단순히 단기적 이익 증진을 위한 경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단기 이익을 위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기업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학계에서 많이 알려진 정의는 '기업은 사회에 대하여 경제적·법적·윤리적·자선적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표준으로 ISO 26000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서는 조직지배구조,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 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 및 사회적 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7가지 핵심적 이슈를 제시하고 있다.

이런 논의를 종합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에 대해 기업 활동의 법적·경제적·윤리적·자선적 책임을 감당할 뿐만 아니라, 상호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포착해 장기적 기업 가치를 증진하도록 노력하는 일련의 경영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장기 존속을 위해 필요하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상품을 수입하는 회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에 관한 상세한 설문지를 보내고, 이에 대한 답변이 만족스러워야 수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즉, 기업의 장기존속 가능성까지도 고려해 거래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국제거래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사회적 책임 경영을 잘 수행하는 기업은 법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회적 책임 경영에 윤리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데, 법은 최소한의 윤리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의 경영활동 시 향후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인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이 직면한 환경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국제적인 협약이 맺어지고, 이러한 환경적 요인이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둘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등장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과거 기업의 책임은 주주에 대한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에 한정되었으나, 최근 들어 기업의 윤리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으며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서 이해 당사자 모두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셋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적 표준이 형성되고 있다. 넷째, 과거 기업의 경영 목표는 외형 위주, 이익 위주였던 데 반하여 지속 가능 경영으로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통신 및 정보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교류의 빈도 및 속도와 그 범위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향상을 위한 최고 경영자의 인식 전환과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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