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세대 권력이동] 김해영 “자연스레 공간 생긴 지역, 청년 전략공천해야”

김도형·전환욱 기자입력 : 2019-11-15 00:00
민주당 내 지역구 최연소 의원…최고위원·청년연석회의 의장 활동 모병제 등 소신 발언 화제…“인위적인 물갈이보단 노·장·청 조화”
정치권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4차 산업혁명의 대두와 빠른 시대적 흐름이 새로운 인재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기존 구태정치에서 ‘인적쇄신’과 ‘물갈이론’이 대두되면서 비주류였던 여성과 청년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21대 총선을 준비하는 여야 모두 이러한 인재 영입과 세대교체에 분주하다.

여야의 대표 청년 정치인으로는 김해영 의원과 신보라 의원이 꼽힌다. 이들은 청년기본법을 발의하며 청년의 사회적 지평을 넓혔다. 또 국회에 최소 30%이상의 청년이 입성하도록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이끌 청년층을 대변하기엔 국회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주경제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정치권 세대교체에 대한 의견을 두 의원에게서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권 세대교체론의 선두 주자다. 만 39세,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됐고,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청년층이 민감해 하는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내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 2030세대를 30%이상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30세대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회에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젊은 정치인들이 15명 정도 만이라도 국회에 진출하면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처리하는 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내에 40대 이하 국회의원이 현실적으로 30명 정도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자연스럽게 공간이 생기는 지역구에는 젊은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전략공천하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2030세대를 30% 이상 비례대표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가 궁금하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2030세대가 일자리·주거·교육·부채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30대 국회의원 숫자가 적다보니 국회에서 제대로 대변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2030세대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0% 가까이 차지하는데 현재 20대 국회의원은 없고 30대는 3명, 40대까지 넓혀도 20명 정도라서 그 수가 매우 부족하다. 작년 5월 국회 청년미래특위에서 여야 합의로 청년기본법을 발의했는데 아직 통과가 안 되고 있다. 젊은 국회의원이 적기 때문이다. 2030세대의 젊은 정치인들이 15명 정도라도 국회에 진출하면, 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나 법안이 논의되고 처리되는 게 탄력을 받을 거라 본다. 무슨 일이든 지금 겪고 있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청년들의 어려움을 젊은 정치인들이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을 거라 본다.”

-당 지도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지도부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 총선기획단도 청년층을 당규로 규정된 것보다 훨씬 많은 30% 이상 포함했다. 또 청년층을 내년 총선에서 최대한 국회로 많이 진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필요성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젊은 정치인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면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본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김세구 기자 k39@]

-20대 국회는 이례적으로 고령의 중진의원들이 많다. 세대교체론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또 ‘386 세대’는 어떻게 평가하나.

“세대교체라기보다 노·장·청(老壯靑) 조화가 중요하고 잘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정세대 전체를 겨냥해서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20대 국회는 노·장·청 균형이 완전히 깨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진출해야 된다. 국회가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부분이 많다. 젊은 정치인이 많이 들어와 생산적인 국회, 미래지향적인 국회로 나아가야 한다. 386세대는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뤄내고 인권과 복지를 신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진영 논리가 강한 측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 사회가 통합으로 나아가는 데는 조금 부족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또 미래 어젠다(agenda)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소홀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

-386세대의 시대정신은 민주화였다. 2030세대, 그리고 40대 정치인들이 받아야 할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사회가 갈수록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1대 99의 사회’라는 말이 있지 않나. ‘0.01대 99.99의 사회’가 될 수도 있다는 미래학자의 전망이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플랫폼 기업의 강세, 로봇 산업의 발달 등 여러 기술 진전으로 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위기가 있다. 어떻게 이런 격차를 줄여나갈 것인가 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공정에 대한 요구도 높다. 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이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실현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시대적 과제다. 또 한 가지는 신(新)산업,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

-신산업 육성 등은 민주당이 ‘약한’ 부분으로 지적 받는다.

“두 달 정도 전에 법률AI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법률AI가 인간 변호사와 대결하는 정책 컨퍼런스인데 국회의원으로서는 저 혼자 현장에 다녀왔다. 깜짝 놀랐다. 법률 계약서를 법률AI팀과 인간 변호사팀이 분석하고 검토하는 과제였는데 인간 변호사가 한 2~3시간 걸릴 일을 법률AI가 10초 이내에 해내는 것을 봤다. AI를 포함한 신산업 분야에서 국회가 너무 손을 놓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현재 국회의원 300명 중에 미래지향적 신산업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얼굴이 담긴 캐리커처 액자를 들고 웃음을 짓고 있다. [김세구 기자 k39@]

김 의원은 만 39세의 나이로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나서 최고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청년이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밭이 좋은’ 지역엔 기성 정치인들이 포진하고 있어 당내 경선이 어렵고, ‘험지’에선 공천을 받더라도 그만큼 본선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 연제가 지역구다.

-지역구 출마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나이를 떠나서 당시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낮아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젊은 후보라서 인지도가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고, 경력 면에서도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저는 당시 변호사 사무실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덜하긴 했는데 그래도 금전적인 부담이 있었다. 저처럼 전문직을 갖고 있는 출마자가 아니라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금전적인 부분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례대표 보단 지역구 국회의원의 발언권이 강하다. 청년층의 지역구 출마를 배려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은 어떤 것이 있나.

“젊은 정치인이 비례대표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일정 수 이상 들어오면 더 좋다. 좋은 방안이다. 저희가 경선에서 최대 25%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우선 당내에선 공천심사비나 경선 비용 등을 젊은 정치인에게 부담을 덜어주려는 방안을 노력하고 있다. 또 현재 15%이상 득표해야 선거비용을 100% 보전 받을 수 있는데 젊은 세대 정치인에 한해서는 그 비율을 조금 더 하향해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관련 법안을 우리당에서 발의했고 저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한 가지가 더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선이 만능인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경선과 전략공천은 장·단점이 있다. 경선을 하면 현역 의원들이 유리하다. 선거 막판에 가면 자연스럽게 공간이 생기는 지역구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지역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아니지만, 젊은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0대 국회는 역대 가장 ‘고령화’된 국회다. 총선 당시를 기준으로 60대 이상 국회의원의 수가 40대 국회의원 보다 많았던 경우는 세 차례에 불과하다. 15대와 16대의 경우 각각 2명, 6명 많았지만 20대 국회의 경우 36명이나 많았다. 그만큼 허리가 빈약한 셈이다. 김 의원은 세 자녀를 키우는 등 40대 국민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도 마주하고 있다.

-40대는 사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세대다. 40대 정치인들의 역할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40대가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유독 정치권에선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어리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40대가 더 많은 역할,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간다면 역동적인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40대 국회의원이 많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20~40대 국회의원들의 비중이 얼마나 돼야 한다고 보나.

“많이 오면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당 안에서 30명 정도가 되면 좋겠다. 지금 우리당 의원 128명 중에 40대 이하 의원이 10명이다. 지금보다 딱 3배, 우리당에서 40대 이하 의원이 30명 정도만 나와도 역동적이고 활력이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본다. 국회 분위기도 더욱 미래지향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병제 반대 등 자신의 소신 발언에 대해 “단일대오로 원팀을 이루는 것도 장점이 있겠지만 파괴적인 방향이 아니라면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세구 기자 k39@]

김 의원은 당 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정부에는 청년정책추진단이 있고, 청와대에는 청년소통정책관실이 있다. 당·정·청 청년정책의 한 축인 셈이다. 정책 뿐만 아니라 청년들을 대변하는 업무도 도맡아 하고 있다. 청년층이 민감해하는 현안에 대해선 당 주류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소신을 피력해 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논란으로 사퇴한 후 가장 먼저 사과한 지도부 인사이기도 하다.

-모병제 반대 등 소신 발언을 자주 하는 편이다. 세대를 대변해야 된다는 의무감을 느끼나.

“민주적 정당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당이 매우 건강하다는 증거다. 조직이든 생물이든 다양성이 있어야 생존 확률이 더 높다. 단일대오로 원팀을 이루는 것도 장점이 있겠지만 파괴적인 방향이 아니라면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본다. 저 같은 경우엔 청년을 대표하는 의원이기 때문에 당 주류의 의견과 조금 다르더라도 필요한 의견은 좀 말하려고 한다.”

-당·정·청의 청년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쉬운 점은.

“당에선 청년미래연석회의가 출범했다. 정부에선 대한민국 수립 최초로 청년 정책만 담당하는 청년정책추진단이 발족돼 활동하고 있다. 청와대는 청년소통정책관실을 신설했다. 당·정·청이 청년 정책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면 청년내일채움공제나 청년추가고용장려금 같은 정책은 굉장히 체감도가 높은 정책이다. 아쉬운 부분은 청년 정책을 일괄적으로 묶을 게 아니라, 20대 초반·20대 중반·취직한 청년·미취업 청년·기혼 청년·미혼청년 등 세부적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청년정책이 많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지원들이 더 필요하다고 보나.

“예를 들어 청년이 알바를 해서 소득을 올리더라도 많은 부분이 주거비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가가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은 보장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학 학비 같은 경우에도 차후에는 국가에서 단계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20대 청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예전엔 잘 발견되지 않았던 현상이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아무래도 20대가 일자리나 주거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공정에 대한 감수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20대가 한국당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정치 효능감이 낮고 정치 불신이 높은 것도 한 가지 원인이라 본다. 20대와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 공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여론과 민심을 수렴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20대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해서 20대의 공간을 더 늘려 나가야 한다. 맞춤형 정책 개발과 추진을 통해서 정치 효능감도 높여야 된다.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도 있어야 될 것이다.”

◆김해영 의원 프로필

△1977년 부산 출생 △부산 개금고 △부산대 법학과 졸업 △사법고시 51회 △변호사 김해영 법률사무소 대표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부산선대위 법률지원 부단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청년미래연석회의 의장 △제20대 국회의원(부산 연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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