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회피 단지 '묻지마 청약' 열풍…"10억 웃돈 가능할까?"

김충범 기자입력 : 2019-11-12 15:28
롯데건설 '르엘' 재건축 사업장 2곳, 상한제 비 적용 단지임에도 불구 세 자릿수 경쟁률 기록 '묻지마 청약' 신호탄…다만 10억원 차익 공식화하기엔 어렵다는 분석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후 처음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된 분양 단지가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로또 분양을 노린 '묻지마 청약'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단지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초유의 경쟁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4월 이후 상한제가 적용되는 청약 단지의 경우 이 같은 과열 양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견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최대 10억원가량 프리미엄 확보 여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2지구를 재건축한 '르엘 대치'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1가구 모집에 총 6575명이 몰리며 평균 212.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특히 전용면적 77㎡T 타입은 1가구 모집에 무려 461명이 청약, 46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또 같은 날 롯데건설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재건축인 '르엘 신반포 센트럴'도 평균 229.46대 1, 최고 8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청약 경쟁 과열 흐름은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청약자들이 상한제 시행에 따른 서울 일대 분양 물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청약 타이밍을 보다 빠르게 가져가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번에 공급된 롯데건설의 두 단지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의 경우 내년 4월 28일 이전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실시할 경우 상한제에서 제외되는 탓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서울에는 연간 일반분양분이 1만가구가량 공급된다"며 "문제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580만명 정도다. 서울 입성을 원하는 수요층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공급 물량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지의 로또 청약 열풍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도 "강남권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공급자의 수익이 소비자 이익으로 전환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당연히 분양가가 저렴해질수록 소비자 이익은 커진다"며 "특히 상한제는 이미 참여정부 시절 시행됐던 제도다. 당시 공급 가뭄 현상을 겪어 학습효과가 있는 30~40대는 지금 40~50대가 됐는데, 젊은 수요층에 비해 가점 측면에서 유리한 이들이 청약에 가세하고 있다. 로또 분양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로또 금액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무엇보다 '10억원 프리미엄'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측면의 시세 상승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인근 대비 20~30% 저렴하게 책정되는 만큼 분명 가격 경쟁력은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상한제 단지의 전매제한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사실 수요층 입장에서 팔지 못하면 시세 차익은 의미가 없다. 어떤 면에서는 상한제 적용 회피 단지가 종합적 투자 측면에서 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는 "10억원 차익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이 부분을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주변 시세 대비 얼마나 아파트가 저렴하느냐"라며 "청약 단지가 주변보다 20% 저렴하면 20%, 30% 저렴하면 30% 정도의 수익이 날 것이다. 절대값보다 비율이 더 중요하다. 10억원이라는 수치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모든 것도 강남권 등 주요 지역의 시세가 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른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분석"이라며 "당분간 공급 부족으로 강남권 주택 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5~10년 단위로 범위를 넓힌다면 과연 이들 단지가 엄청난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전매제한이라는 페널티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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