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M+ 레볼루션] 소비트렌드① ‘어머, 이건 꼭 사야 돼’ 지름신 부르는 3대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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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11-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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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만추 : 누가 뭐래도 자기 만족 추구

  • -가성비 : 가격 대비 성능 챙기는 합리성

  • -친환경 : 마트 갈 때 장바구니는 꼭

#유통 관련 대기업에 종사하는 최동석씨(43·자양동)는 퇴근 후나 주말 여가시간에 '미니 벨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두 명도 이제 제법 아빠를 따라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실력이 됐다. 그는 최근 아내의 허락 하에 아이들을 위한 미니 벨로 자건거를 하나씩 새로 장만했다. 삼총사를 완성하기 위해 자전거 전문점에서 목돈을 들여 제법 좋은 제품을 구매했다.

#건설 대기업에 근무하는 윤지후씨(39·안암동)의 취미는 피규어 로봇 조립이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태권브이 시리즈와 건담 등을 공들여 조립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제 6살인 딸도 손재주가 있는 자신을 닮아서인지 옆에서 거든다. 그런 윤씨를 향해 직장동료나 아내는 ‘피곤하게 뭘 그런 게 취미냐’고도 하지만 남편과 아빠로만 살기엔 자신의 삶이 너무 아깝단다. 윤씨는 이번 주에도 30만원 주고 예약구매한 건담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소 제공]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4년 출생)와 X세대(1965~1979년 출생)의 경계에 있는 최씨와 윤씨는 이처럼 철저히 ‘자만추(자기만족추구형)’ 소비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M+세대다.

그렇다고 과소비를 하는 것도 아니다. 윤씨는 한달 용돈을 차근차근 모아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를 생활화하고 있다. 배송이 보름이 넘게 걸리지만,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게 해외직구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 케이스를 사곤 한다.

최씨는 후세대에게 물려줄 ‘친환경 소비’에 대한 자각도 철저하다, 아내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곤 하는데, 이미 1년 전부터 장바구니를 꼭 챙겨 다니고 있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때도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장보는 버릇을 들였다. 집에서 분리수거도 꼼꼼한 최씨의 몫이다. 최근에는 ‘지속가능 패션’으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파타고니아 플리스를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했다.

M+세대는 흔히 ‘꼰대’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세대다. 베이비 붐 세대를 부모님으로 둔 이들은 아랫사람에겐 관대하지만,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는 어느 것과도 맞바꿀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때문에 소비에 있어서도 ‘남들이 뭐라 하건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런 점에서 M+세대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소비 세대이면서도, 소비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는 세대”라고 입을 모은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회적 측면에서는 M+세대는 국내에서는 합계출산율 하락, 저비용 항공사(LCC) 등장, 디지털 디바이스 혁신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국 사회의 지속된 저출산으로 외동 혹은 2명 이하 형제 관계로 자란 이들은 행복과 자기만족에 무게중심을 둔다. 나를 중시하며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에 주안점을 두는 성향이 짙어진 것이다.

M+세대는 1980년대 후반 해외여행 자율화로 부모님과 어려서부터 여행 경험을 쌓았다. 이에 여가와 레저를 일만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중시하게 된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가 등장하며 해외여행은 익숙한 삶의 일부가 됐다.

또 학창 시절부터 PC·인터넷·스마트폰 수혜를 받은 세대가 M+ 세대다. 2G·3G·4G·5G까지 급속도로 빠른 디지털 혁신의 한가운데 이들이 있었다. 오늘날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등장, 각종 SNS(Social Network Service) 플랫폼 등장 등은 M+세대의 눈과 귀를 열었고, 이것은 다양한 영역의 적극적인 소비로 이어졌다.

실제로 M+ 세대의 ‘나를 위한 본인 중심적 소비’와 ‘디지털화된 소비’, ‘가치 소비’ 특징을 둔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성향은 각종 조사를 통해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KPMG의 ‘나, 내 인생, 내 지갑(Me, my life, my wallet)’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지출 비중 가운데 주택 거주비가 43%를 차지했다. 반면 M+세대는 33%대에 머물렀다.

반면 레저·엔터테인먼트와 건강·웰빙을 위한 지출에서는 M+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보다 많았다. 현재 삶의 재미와 만족을 위한 항목에 지갑을 더 열며, 장기 부담이 큰 주택 거주비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가져가려는 성향이다.

M+세대는 국민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살 집이 있는, 기본적인 의식주는 모두 해결된 환경에서 태어난 세대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 세대의 가치관과 소비 패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가정 경제에 등락이 존재하며, 경제위기는 예고 없이 온다는 것을 실감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시해 ‘소확행’ 소비를 하면서도, 동시에 삶의 유지를 위한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현실적 성향으로 ‘가성비’ 제품을 중시하게 됐다.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가치를 얻는 차량공유, 승차공유,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를 통한 라이프스타일도 추구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미세먼지 심화 등을 일상 속에서 체감해온 M+ 세대는 환경 이슈에 민감하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지, 올바름에도 집중한다. 이에 기업의 상품을 살 때도 기업의 진정성·진실성·도덕성을 구매 기준 중 하나로 여기고, 이는 곧 ‘친환경·윤리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실질소득 정체와 가족의 소형화로 인해 경제적이고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 행태가 심화될 전망”이라며 “M+세대는 공유형(Sharing), 웰빙형(Toward the health), 실속형(cost-Effective), 경험형(Experience), 현재형(Present) 소비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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