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뷰] 10명의 비서 부럽지 않은 핏빗 '버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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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11-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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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핏빗 제품 네 대 사용해봤지만 스마트워치는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스마트워치가 있으면 분명 편하겠지만, 굳이 비용을 들여서 충전해야 하는 기기를 하나 더 늘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번에 핏빗 '버사2'를 쓰면서 스마트워치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버사2는 핏빗 스마트워치 라인업 중 가장 최신 제품이다. 버사2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에 앞서 구글스토어에서 '핏빗'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앱을 작동한 후 버사2와 연결하면 업데이트가 시작되는데 대략 20~25분 정도가 걸린다.  
 

핏빗의 스마트워치 버사2 [사진=핏빗 제공]

우선 외관 디자인은 깔끔하다. 길쭉한 사각형 모양의 트래커와 달리 스마트워치는 정사각형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화면이 커서 답답함이 없다. 그렇다고 팔목에 무게 부담이 가지도 않는다.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AOD) 모드를 사용하면 손목시계처럼 사용 가능하다. 핏빗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시계 페이스를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바꾸는 재미가 쏠쏠하다. 계속 세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드한 느낌이 든다. 싫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 딱이다.  

버사2를 요긴하게 사용한 순간들이 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지양하지만 피치 못하게 메시지 답을 빨리 해야할 때가 있다. 그 때 '답장'을 클릭한 후 버사2에 입력할 메세지를 말로 하면 자동으로 입력이 된다. 음성 인식률도 무척 높다. 화면이 넓어서 웬만한 내용은 디스플레이상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

또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어두거나, 장례식장이나 영화관처럼 폰 알람을 무음으로 해놓아야 하는 경우에도 중요한 전화를 놓칠 염려가 없다. 스마트폰은 무음일지라도 버사2에서는 진동으로 누구에게서 전화가 오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버사2는 일정 관리도 도와준다. 특히 분을 쪼개서 사용해야 할 정도로 일정이 빡빡하고 챙겨야 할 사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비서'나 다름 없게 느껴질 정도다. 여성들의 경우 생리주기도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하지 아않고 버사2 자체적으로도 알람 설정이 가능하다. '내일 일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버사2에도 알림을 여러개 설정해두고 잤다. 알림 시간이 되면 진동으로 알려준다.
 

핏빗 수면 분석 기능 [사진=스마트폰 캡처] 

개인적으로 핏빗 제품에서 좋아하는 기능 중 하나가 수면 모니터링이다. 버사2에는 '수면 스코어'가 새롭게 적용됐다. 전작에서는 제품을 손목에 차고 잠자리에 들면 자는 동안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렘 수면 △수면 중 깨어남으로 나눠서 각각 몇 시간을 잤는지만 표시됐다.

버사2는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밤 수면의 질이 몇 점이었는지 85점, 91점식으로 점수화해준다. 전에 사용하던 핏빗 제품으로 수면을 체크했을 때 매번 깊은 수면이 1시간 20분 안팎으로 나오길래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생각해왔다. 버사2로 측정했을 때도 깊은 수면 시간은 전과 비슷하게 나왔지만 점수가 80점(좋아요)로 나와서 놀랐다. 점수가 있어서 좋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수면 점수가 들쑬날쑥했다. 나쁠 때는 42점, 좋을 때는 83점이었다. 30일 평균 데이터로도 수면 효율을 확인할 수 있고 동일한 성별의 연령대와 데이터 비교도 가능하다. 다른 사람들고 비교했을 때는 수면의 질이 크기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버사2는 스마트워치이지만 핏빗의 베이스는 트래커다. 달리기, 사이클링, 수영, 웨이트, 러닝머신, 인터벌 타이머 등 다양한 운동을 지원한다.

평소 별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매일 반려견과 산책을 한다. 이 때 GPS를 켜고 연동하면 이동 경로와 걷는 속도를 세세하게 기록해준다. 말이 산책이지 1시간 동안 걷는 거리는 5킬로미터에 달했다. 한참 걷다보면 지방을 연소할 수 있는 심박수를 버사2가 알려준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빨리 걸으면 지방이 팍팍 탄다며 운동을 격려해주는 것이다. 100미터를 달리라는 것도 아니고 조금만 더 빨리 걸으면 된다는데 못 할 이유가 어딨나 싶어서 더 열심히 걷게 됐다.
 

[사진=핏빗 홈페이지]

이건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음주를 하게 되면 집에 갈 때 쯤 긴장을 놓아서 그런지 헤어진 순간부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귀 본능 때문에 집에 항상 잘 오기는 하지만,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공포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한 번은 술자리가 끝나갈 때쯤 이 기능을 이용해봤다. 헤어진 장소에서 집까지 약 1.5킬로 정도였는데 총 이동거리는 3.6킬로가 조금 넘게 나왔다. 이동경로를 보니까 지름길을 굳이 마다하고 뱅글뱅글 돌아왔더라는. 핏빗은 정신 없는 사람을 대신해 기억해주기도 한다.  

버사2를 사용하는 동안 보통 기상시간은 오전 6시, 취침시간은 새벽 2시였다. 디스플레이에 항상 시간이 떠 있도록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AOD) 모드를 유지했다. '수면 모드'를 사용해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는 퀵 뷰 디스플레이와 알림이 비활성화 되도록 해놓고 사용했다. 이는 잘 때 수면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배터리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조건 하에 버사2 배터리는 약 2.5일 정도 유지됐다.

버사2를 사용하기 전 기대했던 기능 중 하나가 알렉사를 통한 음성 인식 기능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사용이 불가능하다. 핏빗 페이도 마찬가지. 전 세계 주요 은행과 카드사에서 발급하는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
핏빗의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버사2 역시 핏빗 전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스마트폰 충전기와 호환되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은 이번에도 들었다. 

▲좋은 점
-전화, 무음모드 때 놓치지 않을거예요.
-안전 운전에 일조

▲아쉬운 점
-한국에 못 온 알렉사, 어디갔니?
-국내에서 사용 불가능한 핏빗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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