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4' 은행, 무역전쟁·경기둔화 속 대손충당금 쌓기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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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0-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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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년말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급증…공상銀 22%P↑ 농업銀 29%P↑

  • 잠재적 부실대출 리스크 대비하기 위함

중국 4대 국유은행(공상·건설·농업·중국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올 들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잠재적 부실대출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1일 중국 21세기경제보 등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공상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22%포인트 높아진 198%에 달했다. 같은 기간 농업은행과 건설은행도 각각 29%포인트, 9.91%포인트 높은 281%, 218.3% 수준이었다. 중국은행은 0.27%포인트 상승한 182.24%를 나타냈다.
 

[중국빅4은행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현황]


현재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은행권 대손충당급 적립비율 하한선은 120~150%다. 원래는 150%였는데, 지난해 3월 경기부양 차원에서 낮췄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추면 그만큼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인 건 경기둔화세가 짙어지면서 부실대출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은행권에 중소 민영기업 대출 지원을 강화할 것을 독려하는 것도 부실대출 리스크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많이 쌓였으면 중국 재정부가 지난달 은행권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한선을 300%로 제시하고, 300%를 웃도는 은행은 순익을 은닉하려는 시도로 보겠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한편,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지(부채 감축) 기조 속 중국 '빅4'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대체적으로 떨어졌다. 건설은행 부실대출 비율이 1.43%로, 지난해 말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상, 중국, 농업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0.01~0.04%포인트정도씩 감소했다.

'빅4'의 올 3분기 순익 증가율은 약 3~6%대에 머물렀다. 공상은행의 3분기 순익은 838억 위안(약 13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농업은행 순익도 6.1% 늘어난 592억 위안을 기록했다. 건설은행과 중국은행 순익은 각각 6.1%, 3% 늘어난 712억, 455억 위안에 달했다.

순이자이익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이며 중국 은행들이 수익성 압박에 직면했음을 보여줬다. 순이자이익은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의 합계액에서 지급한 이자의 합계액을 뺀 금액이다. 올 3분기 건설은행과 중국은행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6%, 4.6%씩 증가했다. 상반기 증가율이 각각 4.57%, 5.35%에 달했던 데서 낮아졌다. 

순이자이익은 당분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경기 둔화 속 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가 중국 인민은행이 8월 금리 시장화 개혁을 단행하면서 대출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상은행[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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