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별장 성접대' 김학의에 12년 구형... 억울하다며 3분간 '통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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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19-10-2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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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김 전 차관은 재판부의 질문에 억울하다며 3분간 엎드려 통곡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범죄의 중대성이 공소사실만 봐도 충분히 인정된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하고, 3억3760여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지만 혐의 전체를 부인한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법정에 제출된 사진과 관여자들의 증언으로 사실상 모두 입증됐다"며 "피고인의 현재까지 수사 및 재판 절차에서의 태도와 양형 자료 등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 측은 "범행의 일시·장소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공소시효 문제를 해결하려 작위적으로 사실을 구성해 법을 적용하는 등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도 김 전 차관은 "윤중천과의 잘못된 만남으로 인한 공직자로서 잘못된 처신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해 뼈저리게 자책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벽만 쳐다보며 홀로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늘 믿고 이 법정에 있는 성원해주신 가족이 없었다면 벌써 목숨을 끊었을 것,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신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행 일체에 대해선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전 차관은 "동영상과 여성1이란 분의 집요한 문제제기로 여기까지 흘러온 것 같다"며 "꼼짝없이 당할 뻔 한거 이 자리를 빌어 애써주신 변호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공소사실은 정말 아닌 것 같다, 평생 돈이나 제물을 탐하며 공직생활을 하진 않았고 금품을 요구하거나 대가성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별장 성접대'를 했다고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의 관계에 대해 검찰이 집중적으로 묻자 "(윤씨를) 알지 못한다"며 "수차례 질문을 받았는데 그런 사실 없다고 계속 답했고, 너무 (심하게) 그러시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신문 말미에 검찰이 "원주 별장에 가지 않은 것이냐"고 다시 묻자 "나를 아무도 안 믿는다. 집사람조차 나보고 괜찮으니 그냥 갔다고 하라고 하더라"며 약 3분간 엎드려서 울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 전 차관의 부인은 방청석에 앉아 "여보 애썼어" "여보 열 안나?" 등의 말을 건넸지만 김 전 차관은 듣지 못했다.

이어 최후 변론에서 김 전 차관은 "바람이 있다면 죽어서 부모님을 뵐 낯은 있었으면 한다"며 "이 공소사실은 (사실이) 아니다. 희귀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병약한 아내를 보살피며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호소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윤씨에게서 3천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총 1억3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3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다른 사업가 최모씨에게서 약 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김 전 차관이 2006년 여름부터 이듬해 12월 사이에 원주 별장 등지에서 받았다는 성접대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선고 공판은 11월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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