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 사태' 재도약 기회로 삼는다

  • 3분기 매출 2조5679억원·영업익 1660억원 기록

  • 2000억원 고강도 안전 대책····"비용 아닌 투자"

  • 반도체 EUV용·QD-디스플레이용 신소재 개발

삼성SDI가 최근 불거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2조5679억원, 영업이익이 166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1.29%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ESS 화재 사고 여파와 원통형 전지 시장 둔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4일 최근 잇단 ESS 화재로 고객들이 불안해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강도 안전 대책을 내놨다. 향후 국내 사업장 1000여곳에 최대 2000억원을 들여 특수 소화 시스템 관련 조치를 완료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권영노 삼성SDI 부사장은 2000억원에 대해 "단순한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높일 투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기존 국내 전 사이트에 설치하는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기로 결정하면서 실적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조치는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세계 ESS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높일 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부터 반복된 화재 때문에 그동안 세계 시장을 이끌어온 국내 ESS 산업이 자칫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ESS 산업 리딩 기업으로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 새로 출하하는 제품은 자재비 정도만 추가되기 때문에 원가 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김윤태 삼성SDI 상무는 "기존 국내 사이트 1000여곳에 대한 조치 비용 2000억원은 모든 절차에 소요되는 인건비, 물류비, 재료비 등을 모두 포함해 추산했다"며 "새로 출하하는 제품은 자재비 정도만 추가하므로 원가 상승률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미주, 유럽 등 해외에서 ESS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손 미카엘 전지부문 전무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가 2022년 100GW까지 매년 40%대로 고성장한다는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을 인용하면서 "5개 주에서 발전사업주의 ESS 설치를 의무화하는 미국 시장을 비롯한 유럽, 호주 등에서 ESS 배터리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3분기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꼽히는 원형전지 시장 둔화와 관련해서는 원형전지를 쓰는 전동공구 시장이 과거 고성장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둔화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원형전지를 비롯해 e-모빌리티 세그먼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소재는 사업에서는 내년부터 주요 고객사들의 웨이퍼 투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고객의 공정 고도화에 맞춰 신규 재료인 극자외선(EUV)용 소재, 브이낸드(V-NAND) 소재 등 여러 재료를 개발해 내년에 매출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그룹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에 맞춰 QD디스플레이용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삼성SDI는 QD 잉크, 반사방지 필름, 저굴절소재 등 신규로 공급할 소재를 개발 중이다. 기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으로 공급하는 티도판트, TFE 등 소재도 QD 디스플레이에 계속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 열린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강화 대책 설명회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ESS 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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