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아베와 대화 분위기 조성 목표 "대화 세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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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원승일 기자
입력 2019-10-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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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궁정연회서 아베 만나 인사

  • 일본 수출규제 등 구체적 논의 힘들 듯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면 "'대화를 좀 세게 하자' 식으로 최대한 대화가 촉진되도록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전날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과 궁정연회에 참석한 이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어떤지를 이미 다 알고 왔는데 드라마틱하게 단 말 몇 마디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아베 총리와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일관계)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운을 뗐다.

아베 총리와의 면담 시간이 10분 안팎으로 예정돼 있어 민감한 이슈인 일본 강제징용, 수출규제,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내가 먼저 무슨 각론을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며 "(일본 측에서 먼저 말을 꺼낼 경우) 한국 사정을 모르고 말한다면 그 제안의 맹점이나 왜 한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하는 설명을 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정도이지, 무슨 합의가 되거나 하는 정도까지 나갈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궁정연회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짧은 인사도 나눴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 내외가 서서 외빈들과 악수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이 총리와도 인사를 나눈 것이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가 먼저 "모레 만납시다"라고 인사했고, 이에 "모레 잘 부탁합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는 "(만난 지) 오래지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옆에 서 있던 자신의 부인도 이 총리에게 소개해줬다고 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의 짧은 대화 분위기에 대해 "괜찮았다"며 "오랜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밝았다"고 전했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과거 사적·공적으로 여러 차례 만난 인연이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내외 초청 궁정연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총리는 연회에서 만난 나루히토(德仁) 일왕에게는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본 이래 다시 뵙게 돼서 기쁘다"라고 인사하자 일왕은 "아 브라질"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당시 브라질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대화를 나눴으며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과 헤어지면서 "다시 뵙기 바랍니다"라고 인사했고, 나루히토 일왕이 "건강하세요"라고 답례했다고 말했다. 일왕과의 대화는 장내에 통역이 없는 관계로 일본어로 이뤄졌다.

이 총리는 전날 정계·학계·언론계 인사 등 3명을 비공개로 면담했고, 방일 기간 추가 비공개 면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대방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한일 관계를 좋게 해야 한다'고 발언한 분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도저히 비공개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해서 대신 다른 사람을 보내겠다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 총리가 방일 전 일본기업과 접촉해 강제징용 배상 참여 정부안을 설득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내가 타진했다고? 아닌데"라고 부인했다. 서울을 방문한 일본 기업인 출신들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기업을 접촉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베 총리가 최근 양국 대화 필요성을 거론한 배경에 대해 그는 "일본 경제계나 지방에서 뭐가 있지 않았겠나. 신문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결정이 어떻게 됐는가 보도하기 시작했고, 지방에선 관광 타격이 심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에서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한 여파가 나타나고 있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어 일본 정부도 한국과의 대화 필요성을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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