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로봇 중무장(1)] 인건비 낮추고 효율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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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조아라 기자
입력 2019-10-2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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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가격 합리화 속도…매뉴얼화된 서비스 예측 가능

  • 자율주행 택배, 배달 로봇 상용화…고객 비대면 서비스 확대

유통업계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기 위해 IT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무인화’를 위한 로봇 상용화에 혈안이 돼 있다.

당장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이나, 기술 혁신과 가격 합리화가 이뤄지면 궁극적으로 사람을 고용할 이유가 없어질 수도 있다. 비단 인건비 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매뉴얼화된 서비스로 예측가능한 사업의 효율성이 크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로봇 혁신은 빠른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이 유통가에선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이미 상용화 단계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배 배달 로봇 ‘스카우트’가 대표적이다. 스카우트는 사람이 걷는 속도로 인도를 주행하고, 보행자와 장애물을 감지해 알아서 경로를 바꾸며 택배 배달을 수행한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배달 로봇은 미국의 스타트업 어질리티로보틱스가 포드와 손잡고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디지트’다. 마치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디지트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문앞까지 배달한다.
 

스타필드 하남 내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이마트의 자율주행 스마트카트 ‘일라이(eli)’가 고객을 인식한 채 쇼핑 내내 따라다니고 있다.[사진=이마트 제공]


유통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로봇 개발에 나선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NS를 통해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 ‘일라이(eli)’를 선보이며 로봇 상용화의 신호탄을 쐈다.

이마트의 디지털혁신 전문가 집단인 ‘S랩’에서 개발한 일라이는 사람이 직접 밀 필요없이 자율주행하고, 결제기능까지 갖췄다. 사람을 따라다니는 팔로잉 기능도 있으며, 주차장에서 차에 물건을 실으면 카트 수거장소로 스스로 복귀하기도 한다. 이마트는 최근 LG전자와 손잡고 ‘일라이’의 2세대 로봇 개발에 착수해 전국 이마트에 설치를 꾀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국내 유통사 최초로 토르드라이브와 협업해 당일배송용 자율주행차 ‘일라이고(eligo)’를 선보였다. 2주간 이마트 여의도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일라이고는 고객이 장을 본 뒤 키오스크를 통해 신청하면 자율주행 하는 배송로봇이다. 매장에서 배송지까지 모든 경로 지도가 내장돼 최적의 경로를 알아서 찾아간다. 아직은 완전 무인 자율주행은 아니다. 도로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에선 직원이 수동 운행한다. 기자가 체험할 당시, 젊은 고객보다는 운전이 서툴고 운반이 힘든 50대 여성주부들의 선호도가 더 컸다.
 

이마트가 여의도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자율주행 당일배송 차량 서비스 '일라이고'. [사진=조아라 기자]


배달 앱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O2O 기업 중 자율주행 로봇 운용이 가장 활발하다. 이에 ‘푸드 테크’ 기업임을 자임하는 이 회사는 지난 8월 본사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를 상용화 했다. 또 이달 들어선 본사 빌딩 내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타워’를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기자가 최근 체험한 딜리타워는 배달원(라이더)이 건물 1층까지만 음식을 가져와 로봇에 넣고 정확한 호수나 층수를 입력하면 끝이었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율주행으로 배송을 하는 이는 딜리타워다. 고객은 딜리타워에 주문번호를 입력한 후 음식을 꺼내면 된다.

배달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 마일’을 로봇이 책임지는 것이다. 한번에 배달할 수 있는 음식량이 제한적이나, 배달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고객들도 낯선 라이더와 대면하지 않아도 돼 좋다는 평이다. 배민은 조만간 ‘요리하는 로봇’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1층에 대기 중인 자율주행 엘리베이터 배달 로봇 '딜리타워'. [사진=조아라 기자]


롯데그룹의 외식계열사 롯데지알에스도 최근 빌라드샬롯 잠실월드몰점에서 자율주행 서빙로봇 ‘페니(Penny)’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페니는 배민의 서빙로봇 딜리와 유사하다. 직원이 음식을 로봇에 올려놓고 태블릿에 목적지를 누르면 자율주행으로 고객 테이블 앞까지 이동한다. 고객이 음식을 모두 꺼내면 자동으로 대기장소로 이동해 다음 서빙을 기다린다. 특히 혼잡한 식당에서 ‘장애물 자동 감지 기능’을 갖췄고, 음식을 쏟거나 음식이 넘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을 대체할 로봇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고객들이 점원들과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는 비대면(Untact)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선·조아라 기자 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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