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메자닌 시장 성장 위해 신용분석 강화·리픽싱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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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10-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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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메자닌채권 시장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발행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리픽싱 조건에 대한 적절한 규제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2일 발간한 '메자닌채권시장의 특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특정 자산운용사의 메자닌채권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메자닌채권시장이 상당 기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유동성 문제로 사모채권과 메자닌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메자닌채권펀드의 경우 투자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채권의 주식 전환을 통한 유동화에 문제가 생겼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메자닌채권은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구조의 혼성증권이다. 대표적으로 전환사채,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이익참가부사채, 자본증권 등이 있다.

발행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볼 수 있고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만기까지 유지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메자닌채권이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고 위험도가 높은 혁신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인식됐다.

여기에 2012년 헤지펀드 도입으로 메자닌채권 전문 운용사가 등장하고 2018년 코스닥벤처펀드가 도입되면서 투자자층이 크게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까지 1조원대에 머물던 메자닌채권 발행 규모는 2018년 5조4616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에서 보듯 신용위험,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메자닌채권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조달수단으로 활용되는 데다 공모발행 비중이 올해 7월 말 기준 2.9%에 그칠 정도로 사모 발행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대부분의 메자닌채권은 신용등급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부실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설명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메자닌채권 인수에 앞서 신용도 분석을 강화하고, 신용등급을 받은 메자닌채권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문가 중심의 준공모시장인 QIB(Qualified Institutional Buyers)시장을 통한 메자닌채권 발행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발행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전환(행사) 가격을 조정하는 '리픽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리픽싱 조건이 있는 메자닌채권의 64.8%가 리픽싱을 실시했고, 리픽싱을 실시한 기업의 연간 리픽싱 공시 횟수는 평균 5.7회로 상당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선임연구원은 "리픽싱은 메자닌채권 투자자에게는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지만 기존 주주에게는 보유지분이 희석되는 부정적인 제도"라며 "일본을 제외하고는 리픽싱이 가능한 해외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픽싱은 대주주의 지분확대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투자자가 리픽싱을 염두에 두고 발행기업의 신용도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리픽싱을 전면 금지하면 메자닌채권의 전환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메자닌채권에 대한 투자자 유인도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리픽싱의 연간 횟수를 정하는 등 과도한 리픽싱을 방지하는 수준의 규제가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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