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모두투어 '빅2' 여행사 3분기 실적도 '꽁꽁'…적자 확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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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10-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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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분기 상황도 비관적…감원 카드 꺼내든 업계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왼쪽)와 유인태 모두투어 대표이사 사장. [사진=아주경제 DB]

올해 3분기 여행사 실적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본여행 불매운동 여파가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여행업계 상황은 역대 최악이다. 업계는 하나투어 실적 적자 전환 가능성을 예상했다. 모두투어는 적자폭이 더 확대할 전망이다.

◆일본여행 보이콧 사태 장기화…여행사 매출 곤두박질

지난 9월 국내 빅2여행사(하나투어‧모두투어)를 통해 떠난 해외여행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9월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27.4% 감소한 17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9월 일본여행 수요는 전년 대비 75.4% 감소했다. 일본은 해외여행 목적지 중에서도 압도적 비중을 차지해 왔던 곳이다. 반면 동남아 일부 여행지가 일본, 홍콩을 대체할 여행지로 인식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은 올해 초까지 단일 국가 중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었으나 일본여행 보이콧 운동이 장기화하며 그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달 모두투어 해외여행 수요는 10만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1% 감소했다. 일본은 90.8%나 줄었다.

10월 해외여행 수요도 낙관적이진 않다. 일본과 홍콩 시장 타격이 10월까지도 영향을 주는 데다가, 중국 비자 발급 제한 등으로 업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확산되기 전인 올해 2분기에도 업계 실적은 좋지 않았다. 하나투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1% 감소한 36억원을 기록했고, 모두투어는 1억9000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그동안 수많은 리스크도 이겨냈기 때문에 일본불매 운동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올해 소비심리와 경기자체가 좋지 않은 데다가 일본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며 실적이 더욱 악화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3분기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일본여행 불매 운동 여파가 고스란히 성적표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하나투어 매출은 1788억원,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예측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14.2%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안타증권은 모두투어 3분기 매출을 709억원, 영업손실 24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나 떨어졌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 하락과 내수경기 불안이 해외여행 수요약세 요인으로 작용 중인데,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수요까지 급락하면서 여행업계 상황은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보다도 안좋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하나투어는 적자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며, 모두투어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여행 보이콧이 장기화되면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일본 여행 수요 회복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 연구원은 "여행사 두 곳을 통한 12월 예약률은 10~11월보다 완화되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며 "한일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여행 수요가 중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대체될 수는 있지만 전체 수요 증가를 견인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원감축까지…업계에 부는 찬바람

두 여행사는 호텔·면세점 운영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재정난을 해결할 방침이었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안 나와서 적자규모만 키운 꼴이 됐다. 여기에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사태,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감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나투어는 최근 안식년 기준을 완화했다. 지난해 10월 비상경영 선포 당시 안식년 기준을 기존 10년 이상 재직자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했지만 이달부터는 만 1년 이상 재직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직책 수당‧직무수당도 10% 깎기로 하면서 사내 분위기는 흉흉하기만 하다.

지난 1일 대대적 조직개편과 보직변경을 단행한 모두투어는 시행 1주일만에 40세 이상 무직책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12개월 통상임금을 지원해 주는 조건이다.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무급휴직도 신청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업계는 개별여행객 증가로 온라인여행사(OTA) 성장이 예상됐음에도 패키지를 판매하는 종합 여행사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841년 설립한 세계 최초 여행사 토마스쿡 파산 사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872년 세계일주 패키지 상품을 최초로 만든 토마스쿡이 178년 역사에도 파산한 것은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마스쿡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항공사·호텔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지만 비용 대비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며 결국 결국 약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파산했다.

하나투어는 올 상반기에 OTA에 대적할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자금투입을 계획하고 펀딩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모두투어 역시 내부에서 1년 가까이 개별여행객을 위한 시스템을 새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사들이 준비 중인 시스템이 과연 글로벌 OTA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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