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해지는 홍콩 시위대 향한 '백색테러'에…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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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0-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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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주 연속 주말 집회…20일 오후도 대규모 집회 예고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이른바 '백색테러'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홍콩을 공포 분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께 타이포 시장역 인근의 '레넌 벽' 앞에서 전단을 돌리던 19세 남성이 21살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과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범인은 갑자기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피해자에게 달려들어 한 차례 공격을 가했고 이어 다친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도망가자 그를 다시 쫓아가 재차 흉기를 휘둘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홍콩 인터넷에서 퍼진 현장 동영상을 보면 가해 남성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난 직후 "홍콩은 중국의 한 부분이다. 홍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외치고 택시를 타고 현장에서 도망쳤다. 

범인은 이날 밤 정관오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지만, 이 남성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대규모 시위를 이끈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해 다치기도 했다.

범인들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홍콩 시위대는 이 사건의 배후에 친중파 인사들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지난 8월 20일 정관오 지역의 '레넌 벽' 앞에서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관광 가이드 일을 하던 중년 남성이 기자 등 3명을 흉기로 마구 찌른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홍콩 시민들은 이날 밤 센트럴의 에든버러 광장에 모여 '기도 집회'를 열고 세계인이 홍콩의 투쟁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이후 20주 연속 민주 진영의 주말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후에는 침사추이에서 행정장관 직선제 등 기존의 '5대 요구' 관철을 주장하는 한편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가 16일 홍콩 몽콕 지역에서 괴한 4명으로부터 해머와 스패너 등으로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사진=홍콩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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