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창립기념일도 ‘노사 갈등에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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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19-10-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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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사진=연합 ]


한국G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놓고 갈등을 지속하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뒤숭숭한 창립기념일을 보냈다.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국GM 본사 앞에서 '해고 근로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17일 한국GM에 따르면 회사는 창립 17주년인 이날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회사 측은 "사내 규정에 따라 전 직원이 하루 동안 휴무를 가졌을 뿐 별도의 부대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GM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판매 부진 및 노사대립 등으로 어수선한 창립기념일을 보낸 바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창립기념일이 되면 전 직원이 모여 내부 결속을 다졌지만, 수년째 중단된 상황이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이날 고공농성을 벌이던 비정규직 근로자 1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며 분위기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 경찰은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GM은 최근 노사 갈등이 한층 심화되며 '존폐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8.6%나 급감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돈'이다.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누적 적자가 순손실 기준으로 4조4500억원을 넘어선다는 게 가장 큰 근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사상 첫 '전면 파업' 및 '자사 차량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조 측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카젬 한국GM 사장은 임원들에게 "계속해서 비용을 증가시키면 향후 경쟁력 있는 입지를 구축할 수 없다"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조와) 교섭의 교착 상태를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노조는 임금협상 관련 권한을 일단 차기집행부로 넘긴 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사갈등 장기화 수순은 불가피해졌다. 새 집행부가 꾸려지고 교섭을 재개하기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올해 단체교섭을 매듭짓지 못하고 중단을 선언한다"며 "차기집행부에 (협상을) 이관하게 돼 조합원 동지에게 송구한 마음 그지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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