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니클로 계산대 다시 북적...플리스 파격 세일에 불매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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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10-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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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리스 풀집재킷 '반값 할인'...히트텍·경량패딩 찾는 고객 많아

  • 반일감정에 손가락질도…본사측 "매출? 보이는 그대로"

100일을 넘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빨라진 겨울날씨에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불매운동의 대표 타깃인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

최근 F/W(가을/겨울)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유니클로 대표 방한재킷인 ‘플리스(후리스)’ 인기가 특히 뜨겁다. 여기다 스테디셀러인 방한내의 ‘히트텍’을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퇴근길, 서울 용산구에 있는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유니클로 와이즈파크 홍대점을 찾았다.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은 직장인, 기차 이용 승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이 찾는 매장이며, 유니클로 와이즈파크 홍대점은 대학생 등 젊은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유니클로 와이즈파크 홍대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후리스를 구매하기 위해 고르고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난 검정으로 살래. 넌?” “난 겨자색!” 유니클로 와이즈파크 홍대점을 찾은 여성고객들은 서로 어울리는 옷 색깔을 추천해주기 바빴다.

특히 대학가에 자리한 이곳 매장의 주소비자는 주머니가 얇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매장 내 한 커플은 부모님 선물용 플리스를 고르고 있었다.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여름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 8월에는 구경만 해도 사진을 찍어 올리는 유니클로 감시단인 유파라치(유니클로 파파라치) 때문에 소비자들은 매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렸다.

반면 최근에는 유니클로 매장 방문부터 구매까지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는 짧아진 가을, 아침저녁 이른 추위로 두툼한 옷이 필요한 시즌에 맞춰 유니클로는 파격 할인 행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유니클로는 지난 11일부터 ‘유니클로 15주년 감사 이벤트’가 한창이다. 특히 인기상품인 플러피 얀 후리스 풀집 재킷은 ‘반값 할인’까지 하고 있다. 이 제품은 1만4900원에 불과하다. 

유니클로 와이즈파크 홍대점에서 만난 김민주씨(20대·여·가명)는 “유니클로 플리스를 좋아하는 편인데, 세일한대서 구매하러 왔다”고 말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한국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유니클로 매장을 많이 찾았다. 실제 아이파크몰점, 와이즈파크 홍대점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량패딩과 플리스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파크몰점에서 만난 말레이시아인 아데띤(26·여)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부산 여행 다녀오는 길에 외투를 구매하려고 유니클로에 들렀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늦은 오후, 서울 용산구에 있는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 앞에 줄 서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늘어난 소비자 때문에 매장 점원들도 일손이 부족해 보일 정도로 분주했다. 와이즈파크 홍대점 점원은 진열된 플리스 색상과 사이즈 등을 무전기로 알리며, 제품 추가 진열에 바빴다. 이곳의 매대는 일부 사이즈가 없어 매대 중간이 텅 빈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여름 유니클로 점원 대부분은 텅텅 빈 매장에 할일이 없어, 굳이 개어진 옷을 다시 펼쳐 개는 등 없는 일을 만들어 하는 상황도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100일이 지난 현재 유니클로 계산대는 줄 지어 선 소비자들로 분주했다. 한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없어 줄은커녕 매장 내 계산대에 점원조차 없었던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반일 정서로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적잖았다. 용산역에서 만난 이재희씨(32·남·서울 강서구)는 “예전보다 불매운동 뉴스가 적게 나와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유니클로 불매는 계속 돼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매출이 늘고 있냐 질문에 유니클로 관계자는 “보이는 그대로인 것 같다”며 구체적인 매출액 공개를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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