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곳곳의 주택·인프라를 책임지는 국내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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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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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개발 중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전경. [사진=대우건설]


베트남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베트남 건설시장 진출은 1966년 1월 대림산업이 미국 해군시설처(OICC)에서 발주한 베트남의 라치기아 항만 항타(건축물의 기둥을 박는 일) 공사를 수주(87만7000달러)한 것이 처음이었다. 53년이 흐른 오늘날에는 주택, 건설, 토목,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우건설, 롯데건설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삼성물산도 베트남 최초의 LNG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GS건설이 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냐베신도시 개발도 순항 중이다.

◇단순 시공에서 신도시 조성으로 사업 영역 확장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은 6.76%로, 연말까지 6.6~6.9%의 성장률 목표 달성이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산업.건설 부문은 총 GDP의 34.30%(2위)를 차지했다. 각국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여러 해외건설 시장 중 베트남에 가장 많은 건설사가 진출해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신도시는 하노이 시청에서 북서쪽으로 약 5㎞ 떨어진 서호(西湖) 지역에 186만3000㎡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대우건설이 100%의 지분을 소유한 베트남 THT법인이 개발 사업을 주도하며, 1.2차 빌라 분양 등을 마쳤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을 기점으로 베트남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7월 예비 인가를 신청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투게더자산운용의 첫 투자대상 사업으로 이곳을 선정했다. 지난 8월에는 베트남 국영건설사 CC1과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스타레이크' 신도시는 최초의 민간 주도 한국형 신도시 수출 사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 3차 빌라를 분양 중이며, 빌라 4차 및 아파트 600여가구의 분양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지난 5월 베트남 노바랜드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디벨로퍼로서 베트남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노바랜드그룹은 1992년 베트남에 설립된 부동산개발업체다.

이 협약은 지난 6월 '더 그랜드 맨하탄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졌다. 호치민 1군 지역에 지하 4층~지상 38층, 3개동 규모의 아파트 1031가구와 오피스텔 231실을 짓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2군 지역 아파트 단지 시공, 호치민과 인근의 신도시 개발 공동 추진 등이 논의 중이라고 롯데건설 측은 전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전략 국가로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복합개발 및 인프라 구축 등 자사가 보유한 사업 경험과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자와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호치민 7군 지역에 면적 3.5㎢, 인구 6만8000명 규모로 건설 중인 냐베신도시는 향후 50년 동안의 GS건설 먹거리다. 베트남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그린(Green) 및 스마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한 21세기형 복합신도시로 개발된다. 약 5년 후 1단계(67ha) 개발이 완료되면 '신흥 부촌'이라는 지역 이미지를 베트남 잠재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GS건설 측은 예상했다.

현재 GS건설은 도로, 철도, 교량 및 주택, 신도시 등 산업인프라 구축 작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호치민에서 TBO도로(Tan Son Nhat-Binh Loi-Outer Ring Road) 준공 후 메트로, 밤콩 브릿지(Vam Cong Bridge) 등의 인프라를 건설 중이다. 또 '자이리버뷰팰리스'라는 한국형 아파트를 분양해 큰 인기를 누렸다.
 

GS건설이 베트남에서 개발 중인 냐베신도시 조감도. [제공=GS건설]


◇베트남 진출에 힘 싣는 정부···"불확실성 해소 관건"
국내 민간 건설사들이 앞다퉈 베트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가운데 정부 지원도 든든하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서 베트남은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문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지난해 베트남을 처음 순방해 "베트남은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중심"이라고 강조하며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은 1000억달러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베트남은 2017년 기준 639억 달러의 교역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의 4개 교역국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김현미 장관을 필두로 수주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하노이에서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베트남 교통·물류·인프라 개선과 스마트시티, 사회주택.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의 타잉화시 당서기 겸 인민회의 의장인 응웬 쑤언 피(Nguyn Xuân Phi)를 비롯한 베트남의 건설분야 고위 공무원 연수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이들은 국토부에서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 등 선진 건설 정책을 전수받았다. 이 같은 연수와 교류는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 및 행정 한류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베트남 정부는 만관합작투자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활성화에 열심히다. 투자법 초안을 마련해 관련 정부부처 및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성장과 함께 고속도로·철도·공항 등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정부 재원이 부족한 탓이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KOTRA) 관계자는 "PPP 프로젝트 활성화 취지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진출 기업들은 아직 사업 추진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베트남 정부의 최소 매출 보장,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분담 등의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고, 기준 시점 및 산출 방법 등 세부적인 불확실성도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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