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스톡홀름 노딜'에 文대통령 '촉진자냐, 관망자냐' 중대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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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0-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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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홀름 담판' 노딜, 文대통령 촉진자 시험대…靑 "北·美 대화 유지"

  • 文대통령, 수보회의서 북·미 협상 관련 언급 無…北 의도 파악 우선

  • '美출국' 이도훈, 비건 만나 '노딜' 후속대응 모색…한·미·일 3국 협의

  • 전문가 "文대통령, 기존 방법론 고집할 필요 없어…한·중 지렛대 촉각

'촉진자냐, 관망자냐.' '스톡홀름 담판'이 노딜에 그치면서 북·미 대화 촉진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스톡홀름 노딜이 '비핵화 방법론의 차이'를 줄이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 외교 소외론'과 맞물려 문 대통령의 입지를 좁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스톡홀름 노딜 이후 '미국 책임론'을 제기한 북한이 7일 '끔찍한 사변'을 거론하며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양보를 요구, 최악의 경우 핵담판 대화의 문이 장기간 닫힐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부산 방문(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을 비롯한 올해 하반기 외교 빅이벤트가 줄줄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등을 통해 대미 정보를 공유하면서 북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스톡홀름 노딜' 이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처음 주재했지만, 모두발언에서 북·미 실무협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섣부른 입장 표명보다는 노딜 원인 등을 면밀히 분석, '정교한 중재역'을 가동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정부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오는 10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 머무르는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을 만나 북·미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받고 노딜에 따른 후속 대응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만난다. 한·미·일 3국 북핵협상 수석대표협의도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는 로우키, 정부 부처는 기민한 대응'으로 역할 분담을 한 셈이다.

향후 변곡점은 문 대통령이 역할론을 재가동하는 '시기'와 북·미 대화를 촉진할 '새로운 카드'가 될 전망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기존의 방법론'에 스스로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스톡홀름 담판'이 노딜에 그치면서 북·미 대화 촉진자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북·미 직거래 판에서 제3자적 위치가 아닌 남북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한·중 관계를 지렛대 삼아 북·미 핵담판을 촉진하는 '창조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존 한·미 동맹 틀을 고집할 경우 핑퐁 게임을 전개하는 북·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당장 북한은 '스톡홀름 노딜' 이후 사실상 '무력 충돌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귀국길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미 후속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했다.

스톡홀름 담판이 '노딜'이란 돌출 변수에 부딪힌 만큼, 문 대통령도 새로운 카드를 쥐고 북·미 핵담판을 추동해야 하는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협상이 열린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Villa Elfvik Strand) 밖에서 경찰이 경비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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