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비자 발급·女복장규제 완화..사우디 관광대국 야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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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9-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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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개혁·개방 계획의 일환으로 해외 여행객에 문호를 활짝 열 태세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49개국에 관광비자를 발급하고 외국인 여성 옷차림에 대한 엄격한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모든 여성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덮는 검은 천인 아바야를 입어야 했다면, 외국인 여성들은 "점잖은 옷차림"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아흐메드 알 카티브 사우디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은 26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관광객으로서 사우디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모험과 유산과 역사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민간부문과 투자자들이 사우디에서 엄청난 기회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5곳을 개방할 계획이다. 새 관광명소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000억 달러 규모의 미래형 도시 네옴과 리야드 외곽의 특급 엔터테인먼트 도시 치디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치디야에는 미국의 대형 테마파크인 식스플래그를 세우고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홍해 연안에는 대규모 럭셔리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출장, 성지순례, 가족면회 목적이 아니고선 사우디를 방문하기 힘들었다.

분위기가 바뀐 건 2016년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사회·경제 개혁·개방 프로젝트인 '비전2030'를 발표하면서다. 

관광업 부흥은 비전2030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관광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현재 3%에서 2030년에는 10%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우디의 관광대국 야심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요하면서 일상생활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 게 금지되며 남녀차별 분위기도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에서 아바야를 입지 않은 외국인 여성이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현지에서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체제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사망이나 여성 인권 운동가의 체포 소식은 사우디의 대외 이미지에 찬물을 뿌린 악재였다. 최근 석유 핵심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는 등 안보 불안감 역시 사우디 관광업의 장애물로 지적된다.

사우디는 여성에 운전과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는 등 여성들의 권리를 억압하던 악습을 하나둘씩 폐지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 사우디 현지 여성들이 앞으로 아바야 착용에서 벗어날 수 있냐는 질문에 카티브 위원장은 "그것은 우리 문화의 일부"라고 일축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 야경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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